매일신문

지난달 ‘나홀로 자영업자’ 14년 만에 최대…대구는 오히려 줄어

배달원 등 플랫폼 노동자 증가, 키오스크 도입 등 디지털 전환 결과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나홀로 자영업자 더욱 늘어날 듯

서울 시내에서 배달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배달원 등 플랫폼 기반 노동자는 통계상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서 배달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배달원 등 플랫폼 기반 노동자는 통계상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연합뉴스

지난달 이른바 '나홀로 자영업자' 수가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달원 등 플랫폼 기반 노동자와 은퇴 인구가 증가하고 키오스크(무인주문기) 도입 등 디지털 전환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7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만9천명(1.1%) 증가한 433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 기준으로 2008년 456만7천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자기 혼자 또는 무급가족종사자와 함께 독립적인 형태로 전문적인 업을 수행하거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을 뜻한다. 보통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보다 영세한 경향이 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전년 대비 증감률을 기준으로 2019년 2월 이후 42개월 연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7월 기준으로는 2008년 456만7천명에서 2018년 404만2천명까지 줄었다가 이후 늘고 있다.

다만 대구지역 나홀로 자영업자 수는 오히려 줄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6만2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4천명(-8%) 감소했다. 경북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36만2천명으로 7천명(1.9%) 증가했다.

이에 대해 동북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대구는 도소매업종 종사자 수가 크게 줄었고 경북은 늘었다"며 "도소매업종은 보통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많아 해당 통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나홀로 자영업자의 증가세는 배달 대행업체 등에 소속된 플랫폼 기반 노동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중에서 운수·창고업 종사자 비중은 지난 2018년 7월 13.9%에서 지난달 16.4%로 4년 만에 2.5%포인트(p) 증가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창업시장에 뛰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자영업자 수가 2018년 7월 570만1천명에서 지난달 569만1천명으로 1만명 줄었는데, 베이비붐 세대인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165만4천명에서 204만8천명으로 39만4천명(23.8%) 급증했다. 60대 이상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38만9천명에서 176만5천명으로 37만6천명(27.1%) 늘었다.

앞으로 나홀로 자영업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키오스크 도입과 배달앱 이용 증가, 서빙로봇 보급 등으로 종업원이 필요 없는 자영업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역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고용 필요성이 크게 줄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원이 있었던 자영업자도 '나홀로 사장님'으로 변신해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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