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인시영서 못 누린 '신천뷰' 한눈에…LH-시공사-조합원이 만든 새 랜드마크

50년 역사 간직한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LH 가로주택정비 통해 재탄생
원자재가 급등에도 할증 없어…시공사 태왕 "사회적 책임" 희생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내부에서 바라본 신천. 한소연 기자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내부에서 바라본 신천. 한소연 기자

1일 오전 대구 동인동 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 방문하자 우수한 품질로 준공해준 시공사와 LH에 감사한다는 큰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사전점검을 두고 시공사와 분쟁이 끊이질 않는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해당 아파트가 있던 자리는 1969년 준공돼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불리던 동인시영아파트(272가구)가 있던 곳이다. 최근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태왕아너스 라플란드'(373가구)로 재탄생했다.

넓은 아파트 입구를 지나 단지 중앙으로 들어오니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보였고 그 옆에는 '동인동3가 228번지', '동인시영아파트', '1969년 신축' 등 상징적인 내용을 음각으로 새긴 벤치가 있었다. 4층이었던 동인시영에서는 누릴 수 없던 탁 트인 신천도 이곳의 새로운 자랑거리다. 아파트 10층에 올라서자 고층 건물에 가리지 않는 신천이 한눈에 들어왔다.

신천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듭난 태왕아너스 라플란드는 2017년 조합 설립 이후 6년 만에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LH가 대구에서 추진하는 가로주택정비 사업 가운데 입주까지 이뤄낸 첫 번째 사례이자 비수도권 최초의 성공 사례다. 지난해 12월 부천 원종(1호), 올해 3월 인천 석정(2호)에 이어 전국 세 번째 입주이기도 하다.

LH 참여형 가로정비사업은 조합 설립부터 해산까지 LH가 총괄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종 업체 선정과 인허가 과정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된다. 사업성 개선도 LH의 역할이다. 특례법에 따라 LH가 참여하면 임대주택을 늘리는 조건으로 용적률을 220%에서 250%로 높일 수 있다. 가구 수로 따지면 100가구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LH의 신용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저렴한 금리로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도 가능하다. 동인시영아파트의 경우 1.9%대가 적용됐다.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아파트 입구. 한소연 기자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아파트 입구. 한소연 기자

사업의 성공을 위해 시공사도 적잖은 희생을 감수했다. 2021년과 지난해는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LH와 시공사는 소폭의 공사비만 증액시키고 조합원 추가 분담금 없이 공사를 완료했다.

시공사인 ㈜태왕의 권택현 현장소장은 "적자를 감수하고 사회적 책임감으로 준공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도 "대구에 있는 다른 가로주택사업의 경우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 건설업체 책임감으로 준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열성적인 조합원들도 한몫했다. 조합원 272명 271명이 현금 보상이 아니라 신축 아파트 입주를 희망하는 등 아파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LH는 내년 1월과 6월에 일반분양 41가구, 임대주택 101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자 공고도 진행한다. 임대주택 101가구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가 월 20~30만원으로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는 행복주택으로 활용된다. 기존 동인시영아파트의 임차인(철거민)은 1순위로 입주할 수 있다.

태왕아너스 라플란드의 가장 큰 장점은 도로 접근성이다. 신천대로, 신천동로, 국채보상로와 인접해 있고 대구역, 동대구역, 북대구IC 같은 광역 교통 인프라와도 가깝다.

LH 관계자는 "주변에는 동인초, 청구중·고, 경북대사대부속중·고가 있고 신천 산책로와 수변공원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시청, 중구청, 대학병원과도 멀지 않다"고 말했다.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내부 모습. LH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내부 모습. LH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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