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이 2024년 3월 20일까지 '한국전위미술사: 영원한 탈주를 꿈꾸다'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전위'는 한국 사회에서 1980년대까지 '모던'과 '현대'의 동의어로 자주 사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기존 방법론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실험적이고 파격적 작품들의 수식어로 활용되고 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전위의 본질을 변화하는 시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당대성과 미래에 대한 통찰로 설정했다. 이번 전시는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를 복기하며 전위의 현대적 의미를 고민하는 자리다.
전시에서는 한국미술에서의 '전위'를 7가지의 양상으로 분류했다. ▷한국미술에서 전위의 개념을 인식하기 시작한 시기를 '신흥하다' ▷인습화돼가던 국가공모전을 반대한 시기를 '담장 밖 그림' ▷일상의 소재와 몸짓으로 예술을 질문하기 시작한 시기를 '방독면과 수신호' ▷작업 과정과 물질성을 통해 남다른 사유를 드러낸 시기를 '화폭에 담긴 철학' ▷일상과 유리된 예술의 회복을 꿈꾼 시기를 '아우성치는 그림' ▷흰 벽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발표장을 옮기며 구조화된 체계를 흔든 시기를 '강변에 세워진 거울' ▷이러한 흐름이 결실로 드러나고 있는 오늘을 '전위의 기억'으로 분류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미술단체인 서화협회가 발행한 '서화협회회보 창간호'(1921), 청년 박서보를 주축으로 당시 국가 유일의 공모전이던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보이콧을 선언했던 '4인전'(1956) 리플릿, 일찍이 비닐과 철판 등의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 '1회 무동인회전'(1962) 리플릿, 서양의 미술경향을 빠르게 수용했던 한국아방가르드협회의 'AG No.1'(1969) 동인지 및 포스터(1971) 등이 전시됐다.
또한 여성 실험미술 선구자 정강자 무체전(1970) 팸플릿, 한국적 개념미술을 이론화하기 위해 힘썼던 '1회 S.T. 회원전'(1971) 팸플릿, 단색화 형성에 구체적 시발점이 되었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1975) 팸플릿, 산업화 과정에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며 적극적으로 정치운동에도 참여했던 '현실과 발언' 창립취지문(1980) 등 주제별로 팸플릿, 포스터, 단행본, 기사, 사진 등 아카이브 100여 점을 선보인다.
김달진 관장은 "한국 실험미술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그 특유의 도전적인 양상 때문이지만,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로 다소 협소한 시기에 국한돼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전위미술의 역사를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전위 양상을 추적하여 영원한 탈주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전위 정신으로 한국의 실험미술이 어떠한 맥락에서 형성됐는지를 살펴보고, 한국미술사 전반을 보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한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전시 타이틀과 동일한 제목의 연계 단행본 '한국전위미술사: 영원한 탈주를 꿈꾸다'도 출간했다.
책은 총 300쪽으로, 미술이론가 윤진섭과 강성원의 '전위'에 대한 다른 시각을 기록한 글과 전시에 출품된 아카이브에 대한 상세 설명이 수록됐다. 단행본은 비매품으로 발간됐으나,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서 연말까지 무료 신청이 가능하다. 02-730-6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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