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대구경북혁신기업] 박정규 '알피' 대표 "로봇으로 도로공사 안전성 확보"

"수작업 대비 작업시간 87%↓"

경산지식산업단지 내 로봇기업
경산지식산업단지 내 로봇기업 '알피' 생산공장. 박정규 알피 대표가 자율주행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우태기자

도로 노면표시는 이정표가 되는 동시에 사고를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노면표시 공사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차량이 다니는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을 수 밖에 없다.

알피(RP)는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노면표시 도장로봇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시장을 넓히기 시작하는 혁신기업이다. 알피가 개발을 완료해 양산까지 성공한 노면표시 도장로보 '알봇(RBOT)'은 지난해 서울시 서소문로에서 작업자 없이 도로 위에 노면 표시를 그리는 데 성공했다.

박정규 알피 대표는 "현재 주력하고 있는 노면표시 도장로봇 '알봇'은 지방도로, 고속도로 등에 지표, 문자, 부호 등을 무인으로 그리는 작업을 한다. 무인 원격 시스템으로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도로 작업 관련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는 운행 속도가 빠른 탓에 중상을 입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위험한 현장에 로봇을 투입해 인명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고 했다.

알피 측에 따르면 알봇을 활용하면 총 5가지 공정을 거쳐야 하는 기존 수작업 대비 작업 시간이 약 78% 감축된다. 재료비,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일정한 규격에 맞춰 시공이 가능다는 것이 강점이다.

박 대표는 "수작업을 하면 스케치부터 후처리, 건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작업을 하는 동안 교통 정체가 빚어지고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며 "로봇을 적용하면 원스톱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손실비용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로 작업으로 인해 교통이 정체되는 시간까지 줄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효과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알봇은 로봇 작업으로 인해 결과물이 일정해 노면표시를 규격화 할 수 있다. 이는 점차 확대되는 자율주행 부분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박 대표는 "품질 규격화는 안전과 직결되는 요소다. 빛 반사가 되는 재료를 뿌리는 작업의 경우, 야간 운전자가 제대로 인식할 수 있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향후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기계가 노면 표시를 인지하게 되는데 이때도 규격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로봇을 활용해 기존 공법의 단점을 보완한 '5종 상온 경화형' 시공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5종 상온 경화형 도료(표면을 덮어씌우는 소재)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반사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작업을 수행할 때 시공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실제 작업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가 적다.

박 대표는 "회사는 도장로봇에 해당 도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라며 "이를 활용하면 노면표시의 내구연한이 길어지고 자연스럽게 보수공사 주기가 줄어들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알피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차선 작업로봇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일본에 수출로를 확보했고 미국 공공기관과 접촉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라며 "AI가 로봇 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로봇으로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가치에 맞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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