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주4·3' '6·25 이후 산림녹화'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제주 4·3 희생자와 유족 증언 등 포함
제주도, '유네스코 5관왕' 기록 달성
6·25 전쟁 이후 산림 재건 기록도 등재

제주4·3기록물이 11일(한국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형무소에서 온 엽서. 연합뉴스
제주4·3기록물이 11일(한국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형무소에서 온 엽서. 연합뉴스
제주4·3기록물이 11일(한국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수형인 명부 표지(왼쪽)와 명부 내용. 연합뉴스
제주4·3기록물이 11일(한국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수형인 명부 표지(왼쪽)와 명부 내용. 연합뉴스

제주 4·3의 아픈 역사를 담은 '제주4·3기록물'과 6·25 전쟁 이후 산림 재건 과정을 기록한 '산림녹화(綠化)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11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10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은 사항을 최종 결정했다.

두 기록물은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을 담은 중요한 사료로 평가 받는다.

'제주4·3기록물'은 제주 4·3으로 인해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대한 피해자 진술, 진상 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아우르는 자료로 총 1만4천673건에 달한다.

여기에는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27건) ▷희생자와 유족의 증언(1만4천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42건) ▷정부의 공식 진상 조사 보고서(3건) 등이 포함됐다.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약 7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이 기록돼 있다.

기록물을 평가한 국제자문위원회(IAC) 측은 "국가 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뤄내며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며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제주도는 이번 등재로 '유네스코 5관왕'이라는 기록도 달성하게 됐다.

제주도는 앞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2002년) ▷세계자연유산(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세계지질공원(2010년) ▷인류무형문화유산(2009년 '제주칠머리당영등굿')에 등재되거나 인증 받은 바 있다.

제주4·3기록물이 11일(한국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영모원 비문. 연합뉴스
제주4·3기록물이 11일(한국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영모원 비문. 연합뉴스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함께 등재된 '산림녹화 기록물'은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토를 민관이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재건했던 경험을 정리한 기록물이다.

등재된 기록물은 산림 복구를 위해 작성한 각종 공문서, 사진, 홍보물, 우표 등 9천600여 건의 자료를 아우른다.

각 마을에서 '산림계'를 꾸리면서 만든 각종 규칙, '삼천만의 희망을 산에 심자'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 1973∼1977년 포항 영일만을 복구할 때 촬영한 사진 등이 포함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이자 기후변화 대응, 사막화 방지 등 국제적 논점 측면에서도 본보기가 되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두 건이 등재되면서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총 20건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처음 등재시킨 뒤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 의궤 등을 목록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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