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중기의 필름통] '겨울왕국 2' 잡을 대작 '백두산', '천문:하늘에 묻는다', '시동' 12월 개봉

백두산 화산폭발 소재로 남북한 맞손, 곤장형 받은 장영실 그 후, 조금산 웹툰 원작 기대작 등

'겨울왕국 2'가 1천만 관객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개봉 2주 만의 일이다. 전체 상영관의 60~70%의 점유율. 스크린 10개 중 6~7개가 '겨울왕국2'를 상영한다는 얘기다. 스크린 독점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고, 겨울왕국이 한국 극장가에 '빈집털이를 하고 있다'는 아우성도 나온다. 이에 맞설 대작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2월 기대되는 대작 한국 영화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과연 겨울왕국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

영화 '백두산' 스틸컷
영화 '백두산' 스틸컷

◆초유의 재난, 마지막 폭발을 막아라 '백두산'

백두산 화산폭발을 소재로 한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다.

대한민국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일어난다. 갑작스러운 재난에 한반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고, 곧이어 남과 북 모두를 집어 삼킬 추가 폭발이 관측된다. 이 재난을 막지 못하면 한반도의 앞날은 사라질 지도 모른다. 남과 북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이 시작된다.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 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 분)의 이론에 따라 작전이 계획되고, 전역을 앞둔 특전사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이 투입된다. 북한에서는 화산폭발을 막기 위한 결정적 정보를 가지고 있는 무력부 소속 리준평(이병헌 분)이 가세한다.

제작비 260억 원이 투입된 대작영화다. 테러와 좀비, 화재와 질병 등 많은 재난영화가 있었지만, 백두산 화산폭발을 소재로 남과 북의 요원들이 갈등을 빚으면서도 한반도를 위해 공동전선을 펼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특히 월드 스타 이병헌과 '신과 함께'의 하정우, '부산행'의 마동석 등 흥행 파워를 갖춘 배우들의 출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화끈한 액션맨 마동석은 '백두산'에서 지적인 지질학 교수로 나와 새로운 매력에 도전한다. 배수지는 재난에 맞서 강한 의지로 싸우는 최지영 역으로 나오고, 전혜진은 백두산 화산폭발을 막기 위한 작전을 제안하는 전유경 역으로 열연한다.

한국영화 최초로 잠수교를 전면 통제해 촬영해 현장감을 높이고, 춘천에 대규모 오픈세트를 4개월에 걸쳐 제작해서 북한의 모습을 담았다.

연출은 '김씨 표류기'와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준 감독, 'PMC:더 벙커'와 '신과 함께' 시리즈를 촬영한 촬영감독 김병서 씨가 공동으로 맡았다. 19일 개봉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스틸컷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스틸컷

◆같은 꿈을 꾸었던 왕과 신하 '천문:하늘에 묻는다'

세종과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가장 위대한 왕 세종대왕과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 둘은 신분격차를 뛰어 넘어 조선의 과학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조선만의 하늘과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천문 의기들을 만들고, 농업이 가장 중요했던 당시 날씨와 계절의 정보를 알기 위한 기구의 발명에 매진한다.

그러나 세종 24년 장영실은 자신이 만든 임금의 가마(안여)가 부실했다는 이유로 의금부에서 곤장 80대 형을 받고는 실록 어디에도 기록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천문:하늘에 묻는다'는 장영실이 의문을 남긴 채 사라진 이유에 영화적인 상상력을 덧대 완성한 '팩션 사극'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이 연출했다. 허 감독은 "세종은 자신이 쓴 신하를 버린 일이 없기에 장영실이 사라지고 난 후가 궁금했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는 게 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명량' '올드보이'의 최민식이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로 출연하고, 한석규는 2011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두 번째로 세종 역을 맡아 묵직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드라마 '서울의 달', 영화 '넘버3' 에 출연했던 최민식과 한석규는 1999년 첩보 블록버스터 '쉬리' 이후 20년 만에 한 영화에 재회한다. 24일 또는 31일 개봉 예정

영화 '시동' 스틸컷
영화 '시동' 스틸컷

◆'언제 개봉해야 하나' 치열한 눈치 싸움

'백두산'과 '천문:하늘에 묻는다'에 이어 기대되는 작품이 마동석 주연의 '시동'. 반항아들이 정체불명의 주방장과 만나 진짜 세상을 맛보는 코미디로 조금산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마동석이 핑크빛 스웨터에 단발머리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이 세 작품은 개봉일을 잡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쳤다. 언제 '겨울왕국2'의 기세가 꺾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인 셈. 그래서 모두 12월 중하순으로 맞췄다. '시동'은 12월 18일 개봉하고, '백두산'은 18일 배급시사회를 갖고 19일 개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천문:하늘에 묻는다'는 아직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24일과 31일을 두고 저울질하는 중이다. 31일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전쟁 액션블록버스터 '미드웨이'가 개봉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개봉할 가능성이 크다. 호랑이와 여우가 득실대는 흥행판에 살얼음판을 걷는 수싸움이다.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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