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佛 "코로나로 죽은 포켓몬 매장" 발언…中 "인종주의 벗어나라"

피카츄, 일본 애니메이션의 노란색 캐릭터라는 이유로 아시아인 차별 표현 쓰여
인민일보 "코로나19는 '황인종 병' 아냐, 바이러스 관련 인종갈등 주장 경계해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 인사들이 4일 오전 중난하이(中南海) 정문 앞에서 3분간 묵념을 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조기를 내건 가운데 애도식을 거행했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 인사들이 4일 오전 중난하이(中南海) 정문 앞에서 3분간 묵념을 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조기를 내건 가운데 애도식을 거행했다. 연합뉴스

프랑스 방송 기자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으로 숨진 중국인을 황인종 비하 표현 '포켓몬'(피카츄)이라 일러 논란이 됐다. 중국 언론은 인종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6일 일종의 사설인 종성(鐘聲)에서 "일부 서방 매체와 인사가 여전히 코로나19에 인종주의 색채를 덧씌우려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면서 "그들은 코로나19를 '황인종의 병'으로 칭하고, 아시아인들의 면역 체계를 공격한다는 잘못된 편견을 맹목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이런 편견은 무지하고 맹목적 시각이다. 국제사회는 코로나19에 특정 국가나 지역, 인종의 딱지를 붙이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바이러스는 국경이나 민족, 피부색, 빈부를 구분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인종갈등을 부추기고, 비문명적인 이런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인종차별적이고 외세를 배격하는 감정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문제를 더 키운다. 이미 일각에서는 중국인과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패권주의적인 차별과 폭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는 또 "코로나19 발생 이후 각국의 인식 있는 인사들은 혐오와 분열을 반대하고 단결과 협력을 호소하고 있다. 전 세계 방역에 있어 모든 국가와 개인은 책임 있는 주체이고, 코로나19는 인류 문명의 수준을 시험하는 시험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조기가 걸려 있다. 중국은 이날 수도 베이징과 피해가 가장 컸던 후베이성 우한 등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희생자 애도식을 가졌다.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조기가 걸려 있다. 중국은 이날 수도 베이징과 피해가 가장 컸던 후베이성 우한 등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희생자 애도식을 가졌다. 연합뉴스

이는 최근 프랑스 한 방송기자가 코로나19로 숨진 이들을 가리켜 황인종 비하 표현을 한 데서 촉발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에서는 지난 4일 오전 10시부터 3분간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로 희생된 이들을 추도하는 애도식이 국가 차원에서 열렸다.

3분 간 중국 전역에서 운행하던 차량, 기차, 지하철, 선박이 경적을 울리며 애도했고 대중교통에 타고 있던 시민들도 자리에 선 채 묵념했다.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과 가장 피해가 컸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는 조기가 내걸렸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 이를 생중계하던 프랑스 방송 BFM TV의 기자 에마뉘엘 르시프르가 낮은 목소리로 "그들은 지금 포켓몬을 매장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전파를 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프랑스에선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아시아 국가인 일본 작품인 데다 주인공 피카츄가 노란색이므로 '포켓몬'이 아시아인을 지칭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쓰인다.

르시프르 기자의 발언이 전해지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그의 인종차별성 발언을 규탄하는 누리꾼 비판이 쏟아졌다. 이들은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도하는 국가적 행사가 열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생중계 도중에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느냐"며 "르시프르 기자를 당장 해고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즉각 성명을 내고 "우리는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 언행에도 반대한다. 르시프르 기자의 발언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항의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언론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도 이러한 인종차별 언행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르시프르 기자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마이크가 꺼진 줄 알았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프랑스 시청자위원회는 BFM TV에 경고했고, BFM TV 측은 르시프르 기자에 대해 일주일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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