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중기의 필름통] 재개봉으로 다시 만나는 '위대한 쇼맨' '신세계' '날씨의 아이'

코로나로 미뤄지는 신작 개봉…돌파구는 재개봉

영화 '위대한 쇼맨' 스틸컷
영화 '위대한 쇼맨' 스틸컷

문을 열었지만 극장가는 아직 신음중이다. 코로나 19 여파가 잦아들고 있지만, 여전히 극장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신작들은 개봉을 미루고 있고, 관객들은 새 영화에 목말라 하고 있다.

영화 제작, 수입, 배급, 극장 등 모든 분야에 도미노적 재난 상황이 벌어지면서 나온 돌파구가 바로 재개봉이다. 다시 봐도 좋을 영화들이 보강된 음향과 무삭제 등 새 옷을 갈아입고 관객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다.

지난 달 재개봉해 짭짤한 수익을 올린 영화가 '라라랜드'다. 7만6천 명이나 관람해 재개봉 상영작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도 4월 29일 재개봉해 2일간 1만6천 명의 관객을 모았다.

영화의 재개봉 열풍은 코로나 19 사태 이전에도 있었다. '쉘부르의 우산'(1964)과 같은 고전부터 추억의 명작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1988)와 '마녀 배달부 키키'(1989) 등이 재개봉했다. '노팅힐'(1999)과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2006), '그녀'(2013) 등도 다시 간판을 내걸었다.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개봉 20주년을 맞아 재개봉했고, '타이타닉' '아바타' '쉰들러 리스트' '쇼생크 탈출' '양들의 침묵' 등 명작들도 최근 몇 년 사이 모두 재개봉했다.

이번 주에도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던 영화들이 재개봉되면서 간신히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추세다. 2년 전 개봉한 '킬러의 보디가드'가 무삭제 특별판으로 재개봉했다. 워낙 찰진 액션과 거침없는 대사로 재미를 준 영화가 무삭제로 버전 업을 한 것이다.

세계 최고의 엘리트 보디가드가 국제사법재판소의 증인으로 채택된 극악한 킬러를 무사히 재판정으로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액션 영화다. 킬러와 보디가드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함께 시원한 액션과 19금 대사들이 재미를 더한 팝콘 무비. 사무엘 L. 잭슨과 라이언 레이놀즈의 걸쭉한 대사가 황석희 번역가의 자막으로 재탄생했다. 기존 러닝 타임이 118분이었지만 7분가량 추가됐다. 15세 관람가이던 것이 청소년 관람불가로 상향 조정되면서 한층 더 거칠고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휴 잭맨 주연의 '위대한 쇼맨'도 더 나은 사운드로 관객들을 다시 만난다.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의 '위대한 쇼맨'은 위대한 서커스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P.T. 바넘을 소재로 한 뮤지컬 영화다. 개봉 당시부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완성도 높은 주제곡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주제가상과 제44회 새턴 어워즈 2관왕을 수상한 바 있다. 'Never Enough' 등 영화 속 노래들이 좋아 다시 봐도 좋을 영화다.

이번 재개봉 버전은 사운드를 보강해 애트모스로 관람하면 더욱 생생하고 선명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애트모스는 돌비사의 최첨단 음향시스템. 360도 서라운드 입체 음향, 선명한 음질, 강력한 베이스 등으로 자연스럽고 실감나는 사운드를 구현한다. 장면별로 섬세하게 조율된 사운드를 통해 극대화된 재미와 강렬한 시네마틱 체험을 선사한다.

영화 '신세계' 스틸컷
영화 '신세계' 스틸컷

한국형 범죄 느와르 명작 '신세계'도 7년 만에 재개봉했다. '신세계'는 개봉 당시 약 470만 관객을 동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을 거두며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동시에 이끌어냈다. 청룡영화상, 대종상, 본 스릴러 국제영화제 수상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개봉 후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영화의 명장면, 명대사, OST 등이 끊임없이 회자되며 대중에게 다시 봐도 좋을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경찰 잠입 수사 작전을 설계해 조직의 목을 조이는 형사 강과장(최민식)과 범죄 조직 골드문에 잠입한 경찰 자성(이정재), 자성을 친형제처럼 아끼는 조직의 2인자 정청(황정민)의 의리, 음모, 배신의 전말을 그린 영화다. 재개봉을 기념해 영화 티켓가격은 6천원으로 할인 적용된다.

영화 '날씨의 아이' 스틸컷
영화 '날씨의 아이' 스틸컷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날씨의 아이'도 한국어 더빙판이 재개봉했다. '날씨의 아이'는 도시에 온 가출 소년 호다카가 하늘을 맑게 하는 소녀 히나를 운명처럼 만나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비밀 이야기다. 이번 더빙판은 성우의 인지도가 아닌 목소리 연기에만 초점을 맞춰 블라인드 형식으로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도쿄로 온 가출 소년 호다카 역은 영화 '알라딘'의 알라딘' '캡틴 아메리카' '어벤져스'의 스파이더맨 등 실사 영화는 물론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치아키, '괴물의 아이'의 큐타 등을 통해 더빙 실력을 인정받은 성우 심규혁 씨가 맡았다. 그는 어린 소년부터 노인 캐릭터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성우로, 도시 생활과 한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수많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호다카 캐릭터를 열연한다. 신비한 능력을 지닌 소녀 히나 역은 뮤지컬 배우 활동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성우 김유림 씨가 맡았다.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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