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다운의 영화 속 음식이야기] 영화 마틸다

어른들은 몰라요 동심의 초능력을

영화 마틸다의 홍보 포스터.
영화 마틸다의 홍보 포스터.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리고 보통의 아이들보다 조금 다른 아이라면 부모는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인 것일까. 이번에 소개 할 영화는 '마틸다'이다.

2살짜리 마틸다가 혼자 앉아 바닥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있다.
2살짜리 마틸다가 혼자 앉아 바닥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있다.
마틸다 가족.어린시절 마틸다는 부모의 무관심속에 성장한다.
마틸다 가족.어린시절 마틸다는 부모의 무관심속에 성장한다.

◆부모의 무관심속 마틸다의 어린시절

마틸다는 또래의 감수성을 가지면서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여자 아이이다. 하지만 사기꾼 아빠, 빙고 게임에 빠진 엄마, 먹는 것과 TV 외에는 관심이 없는 오빠로 구성된 마틸다의 가족들에게 그녀는 그저 '귀찮은 아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더구나 그들의 눈에 마틸다의 특별한 능력이 보일리도 없었다.

책보기를 좋아하는 마틸다.
책보기를 좋아하는 마틸다.

어려서부터 마틸다는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가기 시작했다. 두 살 때부터는 핫케잌 반죽을 직접 해 먹으면서 집안의 모든 책들을 탐독했다.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어진 마틸다는 10블록이나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공공 도서관에 가서 매일 책을 읽었고 저녁이면 다시 10블록을 걸어 집으로 돌아 왔다. 이런 마틸다의 모습에 도서관 사서는 회원증을 만들어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대출 해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줬다. 그렀게 기쁜 마음으로 그 길을 다녔던 마틸다는 학교 울타리 넘어 또래 친구들이 뛰어 노는 것을 보고 마음 한 곳의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아빠의 독단적 명령으로 TV를 봐야만 하는 마틸다. 그 순간 마틸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TV는 스파크를 일으키며 고장난다.희미하게나마 마틸다는 자신의 힘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빠의 독단적 명령으로 TV를 봐야만 하는 마틸다. 그 순간 마틸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TV는 스파크를 일으키며 고장난다.희미하게나마 마틸다는 자신의 힘을 느끼기 시작한다.

◆책보다는 TV를 보기를 강요

같은 가족의 구성원으로 태어났지만 물과 기름처럼 전혀 섞일 수 없는 마틸다와 다른 가족들. 마틸다에게 있어 그들은 이미 가족이 아닌 '단순한' 식구로 한집에 머무르는 관계였을 뿐이다. 식구(食口)란 뜻 그대로 '밥을 같이 먹는 사이'를 말하는 것으로 피를 나눈 부모형제 사이가 아니어도 한 집에 살면서 같이 밥을 먹는 사이라면 '한 식구'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家族)이란 '집안 대대로 피를 나누며 그 관계를 이어가는 사이'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식구보다 훨씬 좁은 범주에 속한다. 이러한 정의에서 본다면 마틸다와 다른 가족과의 관계는 함께 피를 나눈 마틸다-가족의 관계이지만, 그 내면의 관계에 있어서는 남보다 못한 마틸다-식구의 관계였다.

하루는 마틸다가 책을 사 줄 것을 부탁했지만 아빠는 '책은 쓸모없는 것이라면 TV보기'를 강요당했다. 그 순간 마틸다의 분노는 극에 달해 TV의 전원에 불꽃을 일으키며 TV를 망가트려 버렸다. 마틸다 자신도 놀라고 식구들도 놀랐다. 마틸다는 자신이 그렇게 한 것인지에 대한 희미한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고 식구들은 서로의 탓만 하면서 투덜대다 그 자리를 떠 버렸다.

마틸다가 드디어 학교에 입학한다.
마틸다가 드디어 학교에 입학한다.

◆희망을 가지고 마틸다 학교에 입학.

마틸다의 삶에 있어 의미 없는 시간들이 흘러가던 어느 날, 포악한 교장에게 중고차를 판 마틸다의 아빠는 마틸다를 학교에 보내주기로 한다. 즉, 그 중고차에 마틸다를 끼워 판 샘이다. 학교에 처음 가는 날, 흥분을 감추지 못한 마틸다 앞에 보이는 장면은 자신이 생각하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허물어져 가는 흉칙한 학교 건물, 놀이 기구 하나 없이 먼지만 흩날리는 작은 운동장, 거기다 전직 올림픽 운동선수 출신인 교장 선생님까지. 하지만 집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그 학교로 걸어간다.

흉악하고 포악한 교장을 제외한다면 그 학교는 괜찮은 곳이었다. 특히나 담임선생님은 너무나 좋은 분이신데다가 마틸다의 재능을 인정해 주는 유일한 분이셨다. 마틸다가 첫 수업에서 높은 숫자의 곱셈을 암산으로 해 냈을 때부터 담임선생님은 마틸다가 보통의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교장 선생님은 말 그대로 폭군이었다. 아이들은 때려서 가르쳐야 하고 최소한의 자유만을 허용해야 하며 맛있는 음식을 주어서도 안 된다. 이러한 생각에 사로 잡혀 있는 사람이 과연 교육이란 것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까지 할즈음 하나의 사건이 일어난다.

폭군인 교장선생님이 뚱보 학생에게 케잌을 강제로 먹이고 있다.
폭군인 교장선생님이 뚱보 학생에게 케잌을 강제로 먹이고 있다.

◆폭군인 교장,강제로 케익먹이기

하루는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놓고 학생들 중에 식탐이 가장 많은 뚱보 친구를 앞으로 불러냈다. 자신이 먹으려고 둔 맛있는 초코케잌이 없어 졌는데 분명 그 친구가 먹었으며, 그에 대한 벌로 교장선생님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3단 초코 범벅 케잌 먹기를 강요한다. 아무런 증거도 없는 교장 선생님의 단순한 억측에서 나온 광기였다.

불려 나온 친구는 그 자리에서 정중하게 사양하지만 자비란 없는 교장 선생님에게 '정중한 사양' 따위가 통할리 없었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케잌을 꼬마 친구에게 먹이는 것은 이미 훈육을 넘어선 고문이었다. 거의 마지막까지 왔을 때 그 친구는 정신이 혼미해 졌고, 그 순간 마틸다가 의자에 올라가 '할 수 있어'를 외친다.

다른 모든 친구들도 교장 선생님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 채 함께 그 행동에 동조한다. 마침내 친구들의 외침에 힘을 얻어 그 거대한 케잌을 다 먹고야 만다.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을 것이라고, 그래서 다 못 먹으면 '쵸키(벌을 받는 어두운 독방)'에 가둬 버릴 것이라 단단히 벼르고 있던 교장 선생님은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한 채 이 일이 가능하도록 선동한 마틸다를 대신 쵸키에 가두어 버렸다.

마틸다의 초능력에 교장과 담임선생님,그리고 친구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마틸다의 초능력에 교장과 담임선생님,그리고 친구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지금 교장선생님이 살고 있는 집은 원래 마틸다의 담임선생님이 살던 집으로 일찍 어머니를 잃은 담임선생님을 위해 그녀의 아빠가 이모인 지금의 교장 선생님을 집으로 들였고 얼마 지나지 않게 아버지마저 잃게 되면서 담임선생님의 이모, 즉 지금의 교장 선생님의 폭력에 마틸다의 담임선생님은 그대로 노출되고야 말았다. 조금 나이가 들어 그 집을 빠져 나와 자신이 살던 저택 옆에 있는 작은 오두막으로 급히 몸을 옮길 때에는 정신이 없어 귀중한 보물을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나온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도 했다.

마틸다의 초능력. 손을 대지않고 그릇에 우유를 따르고 있다.
마틸다의 초능력. 손을 대지않고 그릇에 우유를 따르고 있다.

◆초능력의 힘을 발휘하는 마틸다

이 이야기를 들은 마틸다는 담임선생님과 함께 교장 선생님이 살고 있는 저택으로 들어갔다 겨우겨우 도망쳐 나오고는 그 집에 들어가지 않고 선생님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그 전에 너무나 화가 나 정신을 한곳에 집중했을 때 TV를 망가뜨린 적이 있었던 때를 기억해낸 마틸다. 어쩌면 그 사건이 우연이 아닌 마틸다가 가진 비밀스러운 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밀의 힘, 바로 암력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그 힘을 마틸다 마음대로 조절하기 위해 여러 번의 연습이 필요했지만 영리한 마틸다는 곧 그 힘을 다루는 법을 익혔다.그리고 어느 날, 그날도 역시 교장 선생님은 마틸다를 목적으로 아이들 겁주기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다.

마틸다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담임선생님 아버지의 초상화를 불러와 칠판에 붙혀 놓고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기를 스스로 움직이는 분필로 칠판에 글로 써서 명했다. 마틸다의 담임선생님은 처음부터 자신의 집이었던 곳으로 돌아갔고, 교장 선생님은 마을을 벗어나 영원히 다른 곳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담임선생님으로 바뀌었다.

마틸다를 입양한 담임선생님.한 가족이 된다.
마틸다를 입양한 담임선생님.한 가족이 된다.

◆마틸다를 입양하는 담임선생님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 왔다 싶을 때, 마틸다의 부모는 이제까지 마틸다에게 한 일 중 가장 최고의 일을 하고 떠난다. 마틸다의 친권을 포기하고 담임선생님이 마틸다를 입양하는 것에 찬성하는 서류에 싸인을 한 것이다. 마틸다는 비로서 식구가 아닌 가족을 얻게 된다, 담임선생님이라는 가족. '입양'이라는 관계로 마틸다와 담임선생님은 진전한 '가족'이 되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며 배려하는 이러한 관계가 참된 가족이 아니던가.

영화 '마틸다'에 나오는 초코케익을 직접 만들어 본다.
영화 '마틸다'에 나오는 초코케익을 직접 만들어 본다.

이 영화를 보고 만들어 보려 하는 케잌은 밀가루 양을 최소화한 초코케잌에 가나쉬 범벅을 한 초코케잌이다. 3단 초코케잌은 지난 번 '블랙 포레스트'에서 기본적으로 만들어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리얼하게 찐한 초코 케잌을 만들어 보려 한다. 만드는 방법 또한 간단하니 초콜릿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당장 도전해 보시길 권한다.

영화 '마틸다'에 나오는 초코케익을 직접 만들어 본다.
영화 '마틸다'에 나오는 초코케익을 직접 만들어 본다.

◆만들기

<초코 시트 만들기>

1. 계란 2개: 거품기로 휘저어 풀어주기

2. 흰설탕 110g: 계란을 푼 그릇에 설탕이 녹을 정도까지 저어 주기

3. 다크초코(벨코라도 55%) 200g: 녹여서 반죽 그릇에 부어 잘 섞어 주기

4. 버터 110g: 녹여서 반죽에 잘 섞어 주기

5. 박력분 80g, 코코아 파우더(발로나) 15g, 천일염 곱게 간 것 15g, 베이킹 파우더 1/4t

: 한꺼번에 체 친 뒤 반죽 그릇에 넣은 뒤 11자 섞기로 살살 날가루가 보이지 않게 섞어주기

6. 2호 원형팬에 유산지 깔고 반죽 붓기

7. 17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굽기

8. 꺼내서 한 숨 식힌 뒤, 지퍼팩에 넣어 밀봉 후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 후 사용

영화 '마틸다'에 나오는 초코케익을 직접 만들어 본다.
영화 '마틸다'에 나오는 초코케익을 직접 만들어 본다.

<다크 가나쉬 만들기>

1. 깊이감이 있는 용기에 다크 초콜릿(88g)과 카카오 매스(12.5g)을 함께 넣어 둔다

2. 전자렌지에 데운 올라고당(12.5g)과 생크림(120g)을 용기에 부어 준 뒤 바 믹서로 거품이 일지 않도록 저어 준다.

3. 초콜릿 녹인 것이 체온 정도로 식었을 때, 실온 상태의 버터 40g을 넣고 바믹서로 다시 한 번 매끈하게 섞어 준 후 사용한다.

버터를 넣으면 초콜릿의 굳는 속도가 빨라지니 잘 살펴 보세요

정다운 베이킹 스튜디오 원장
정다운 베이킹 스튜디오 원장

※준서맘의 팁

위에 제시된 초코 케잌의 분량으로는 볼륨감이 있는 케잌을 만들기 어려워요. 식고나면 케잌이 납작해 지거든요. 계량을 두 배로 해서 2호 원형 틀 두 곳에 나누어 담은 뒤 구워 한 단을 놓고 다크 가나쉬를 적당히 올린 뒤, 다시 다른 초코 케잌 한단을 올려 케잌을 만들면 보기에 좋은 싸이즈의 케잌이 된답니다.

그리고 이 케잌은 데코가 중요하지 않아요. 다크 가나쉬를 빈 곳이 없도록 충분하게 케잌 시트에 발라준 뒤 숟가락 뒷면으로 떠 올리듯 삐죽삐죽하게 만들어도 좋아요. 물론 아이싱이 가능하시면 이쁘게 아이싱을 하셔도 좋구요.

2호 원형 시트 두개에 적당한 가나쉬의 양은 제시한 양의 2.5배가 가장 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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