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리 1%대 복귀' 대출로 연명 소상공인·中企·가계 직격탄

원자잿값·물류비용 이중고…
"기준금리 1% 상승 시 가구당 연간 149만원 이자부담 증가"
은행권 주담대 금리 최대 6%↑…주택 거래량 감소 이어질 듯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0%대까지 떨어진 기준금리가 20개월 만에 다시 1%대로 올라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0%대까지 떨어진 기준금리가 20개월 만에 다시 1%대로 올라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p) 올리면서 코로나 사태로 부채 규모가 늘어난 중소기업과 가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의 가계대출규제에 더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 역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대출금리가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 대출로 사실상 '연명' 중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는 0.25%p 내외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버티는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대폭 증가한 데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용 상승 등 악재로 고통받는 점도 문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금리 인상 영향을 분석한 정책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기준금리가 1%p 오를 경우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은 8.45%p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이미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의 약 63%를 이자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데, 기준금리가 1%p 상승하면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의 72% 안팎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지난 9월 예금은행 대출잔액은 총 873조원으로 전월보다 7조원 이상 늘었고 연체율도 0.34%에서 0.37%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 부담도 만만찮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기준금리 인상·물가 불안이 가계 대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을 통해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하면 가계 대출금리는 1.03%p 오르고 이에 따른 이자 부담은 연간 17조5천억원 증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금융부채가 있는 가계는 모두 1천174만가구로, 가구당 이자 부담액 증가분은 연간 149만1천원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후폭풍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기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3.760~5.122%로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최대 6%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10월 가계대출 규제책과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과 맞물려 부동산 구입 심리 제약과 주택 거래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1월과 7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한층 강화될 예정으로, 여기에 자산시장의 유동성 축소가 본격화된다면 주택시장의 매매가격 상승속도도 둔화해 보합 국면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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