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중 산 중간에 고가도로?…하양 허씨 문중 반발

[독자와 함께] 경산 국도대체우회도로 공사…문중 "노선 바꿔라"
2년 전 주민설명회 열고 난 뒤 협의도 없이 결정됐다며 반발
"주민설명회 때 연락도 없이 진행해 의견 제출 기회 박탈, 재산권 침해"

하양 허씨 물재공파 종중 허동명(오른족) 회장과 허재욱 총무가 경산시 남산~하양 국도대체우회도로 종점 구간에 문중 산 중간으로 도로가 개설되면 재산피해가 우려된다며 문중 산을 가리키고 있다. 김진만 기자
하양 허씨 물재공파 종중 허동명(오른족) 회장과 허재욱 총무가 경산시 남산~하양 국도대체우회도로 종점 구간에 문중 산 중간으로 도로가 개설되면 재산피해가 우려된다며 문중 산을 가리키고 있다. 김진만 기자

하양 허씨 물재공파 종중(이하 하양 허씨 문중)이 경북 경산 남산~하양 국도대체우회도로 종점인 하양읍 부호리 인근 문중 산 중간에 높이 10~15m 고가도로가 개설되면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는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하양 허씨 문중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2019년 6월 4일 경산 압량면·진량읍 행정복지센터에서 '경산시 국도대체우회도로 남산~하양 건설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 노선계획(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문중 산이 편입되는데도 통지나 연락도 없이 진행해 의견 제출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경산시 남산~하양간 국도대체우회도로 노선 위치도. 2019년 6월 주민설명회 당시의 노선도. 경산시 제공
경산시 남산~하양간 국도대체우회도로 노선 위치도. 2019년 6월 주민설명회 당시의 노선도. 경산시 제공

허동명 하양 허씨 문중 회장은 "국도대체우회도로가 개설되면 도로 종점인 하양읍 부호리와 인접한 국군대구병원 앞 은호리 산35-16번지와 그 주변에 6필지 약 18만3천여㎡ 문중 산 가운데 약 2만3천여㎡가 재산권 행사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허 회장은 "주민설명회 이후 2년이 지난 7월 경산시장 명의의 '경산시 국도대체우회도로 남산~하양 건설공사에 따른 도로구역 결정 및 사업인정에 관한 주민 등의 의견 청취 공고' 를 받아 보고 노선(안)에 우리 문중 산 중간으로 통과되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양 허씨 문중은 이같은 도로 설계(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이의서를 지난 9월 부산국토관리청에 제출했고, 10월에는 감사원장과 국토부장관 등에게 진정서를 제출했다.

허 회장은 "500여년 하양 허씨 집성촌 조상들의 땀과 얼이 담긴 문중 산을 30여 년 전 국군대구병원이 들어설 때 강제 수용되면서 그 주변의 문중 산들이 개발 제한 등의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었다"면서 "또 다시 문중에 연락이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문중 산 위로 도로 개설을 하면서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으라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산시 남산~하양 국도대체우회도로 종점이 2019년 주민설명회 당시 노선이 직선으로 계획됐다가 최근에 왼쪽으로 휘어져 가는 안으로 설계 변경됐다. 경산시 제공
경산시 남산~하양 국도대체우회도로 종점이 2019년 주민설명회 당시 노선이 직선으로 계획됐다가 최근에 왼쪽으로 휘어져 가는 안으로 설계 변경됐다. 경산시 제공

문중의 반발이 거세자 경산시는 뒤늦게 지난 25일 부산국토관리청과 문중 회장 등과 만나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현재 우회도로 노선 설계가 끝나 조달청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앞두고 있다. 설계가 완료돼 확정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예산이나 주변 지형 조건, 타 기관과의 협의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얽혀 있어 쉽게 결론을 낼 수 없고 장기간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산 남산~하양 간 국도대체우회도로(길이 9.96km, 폭 19.5~21.5m 왕복4차선)는 총 사업비 2천189억원을 투입해 2022년 착공해 2027년 개통 예정이다. 이 도로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발주해 공사 중인 경산지식산업지구 진입도로(하양읍 부호리~와촌면 소월리)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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