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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칼럼] 경추 디스크로 오인할 수 있는 흉곽출구증후군

백상현 수월한방병원 달서점 원장
백상현 수월한방병원 달서점 원장

흉곽출구는 제1늑골, 흉골, 흉추1번이 이루는 흉곽의 가장 위부분인 삼각형의 공간을 말한다. 경추에서 나온 신경이 모여 다발을 이루고 혈관과 같이 흉곽출구를 지나게 된다. '흉곽출구증후군'이란 이 공간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좁아져 신경과 혈관이 압박돼 나타나는 증상을 일컫는다.

흉곽출구증후군의 원인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첫 째는 경추 옆쪽에서 위쪽 늑골에 연결되어 있는 사각근이라는 근육이 두꺼워져 신경다발을 누르는 경우이다. 이 사각근이라는 근육은 경추가 좋지 않거나, 좋지 않은 호흡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서 문제를 잘 일으키다. 두 번째는 가슴 근육의 하나인 소흉근이 신경 통로를 누르는 경우이다. 어깨가 과도하게 앞으로 기울어지면 소흉근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제1늑골과 쇄골 사이가 좁아지는 경우인데 자세가 좋지 못해 어깨가 처질 때 발생한다. 네 번째로는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경추 7번에 늑골이 붙어있는 경늑골이라고 하는 기형적인 문제이다.

증상으로는 어깨나 팔 또는 손 등의 통증, 저림, 무감각, 근위축, 근력약화 뿐 아니라 시림, 부종, 창백함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는 신경이나 혈관이 눌린 정도나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특정한 자세에 의해 더 심해지거나 덜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증상이 유사한 경추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간혹 가슴 통증을 야기해 유방암이나 협심증과 혼동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흉곽출구를 통과하는 신경과 혈관이 잘 눌리는 자세를 만들어 증상이 악화되는지를 보는 이학적 검사가 중요하다. 신경전도 검사를 통해 손상된 신경 정도를 파악하며, 경늑골의 경우 엑스레이(X-ray)나 CT로 감별하기도 한다.

치료는 경늑골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존적인 방법이 사용된다. 자세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경추나 흉추 같은 척추의 정렬 상태가 중요하며 좌우 대칭이 되는 견갑골이나 어깨의 위치도 중요하다.

이 때 한방치료 중 하나인 추나요법은 자세를 잡는데 도움이 되며, 굳어져 있는 척추와 관절을 풀어주고 긴장감을 해소한다. 또 침 치료는 주변 근육 이완을 해주고 막혀있는 경락의 소통을 해주며, 신경 부종을 줄여주고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오래 병을 앓았거나 근력이 약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다면 한약을 처방해 회복을 돕기도 한다.

흉곽출구증후군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목과 등에는 긴장을 빼고 어깨에 무리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과도한 근력운동이나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호흡이 불안정하거나 흉식호흡을 주로 하게 하면 관련 근육이나 주변 조직들이 긴장하게 돼 명상을 통해 숨을 고르거나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백상현 수월한방병원 달서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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