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3시 현재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북 일대를 덮쳐 2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이 시각까지 건물 붕괴, 산사태 등 2천억원 이상 재산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와 시군,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도내에서 태풍 영향으로 2명의 사망자와 8명의 실종자가 나왔다.
오전 9시 11분쯤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에 주차한 차를 옮기러 갔던 주민 A씨 등 7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앞서 오전 6시 30분쯤 "지하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을 듣고 나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지하 1층짜리 주차장에 빗물이 가득 들어차 있는 만큼 소방당국은 우선 배수작업을 실시한 뒤 구조에 나설 예정이다.
같은 날 오전 9시 46분쯤에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량을 옮기러 간 B(66) 씨가 실종됐다. 이곳 역시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과 함께 수색하고 있다.
포항과 경주에서도 사망자가 각각 1명씩 나왔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에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서 하천 범람을 피하려 가족과 함께 집을 나와 대피소로 이동하던 C(75) 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1시간여 만에 인근 주택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씨는 남편(80), 딸과 함께 걸어서 대피소로 이동 중이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1시쯤 경주시 진현동 한 주택에서는 80대 여성 D씨가 흙더미에 묻혀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D씨는 담장과 건물 사이 샌드위치 패널 벽과 창문이 토압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면서 토사가 집안에 밀려들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당국이 태풍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쯤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메인전기실에서 시작된 불이 전기실 1개동을 모두 태운 뒤 진화됐다. 화재를 진압하던 포스코 자체 소방대원 4명이 한때 호우로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포스코 측은 전기실이 침수되면서 누전이 발생해 불이 난 것으로 일단 추정했다.
포스코 측은 "호우와 화재 여파로 일부 정전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외부로 배출한 뒤 연소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태풍에 따른 재산피해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하루 포항시에서만 잠정치 2천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도로·하천 668건, 산사태 70건, 교량 파손 102건 등 공공시설 피해가 300억원에 달한다.
사유재산 피해도 주택·상가 파손과 침수 1만1천900건, 옹벽 파손 300건, 기업체 피해 100건, 농작물 침수 800㏊, 정전 912건, 차량침수 1천500여대, 문화재 피해 1건(여강이씨 재실) 등이 집계됐다.
이날 포항시 남구 동해면 금광리는 도랑이 막히면서 하천이 역류해 마을 일대가 수해를 입었다. 이마트 포항점과 편의점 등 상점들도 침수로 이날 영업을 중단했다.
남구 대송면 주민들도 칠성천 범람에 주택 침수 및 파손, 정전과 수도·전기 단절 등을 피해 가까운 면사무소와 교회, 다목적회관 등에서 밤을 보내는 등 이재민 신세가 됐다.
정확한 조사를 시작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포항시는 민생회복 목적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특별교부세 교부를 건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피해가 컸던 남구 공단지역과 오천읍의 피해 재발을 막고자 항사댐 신설과 항구적인 풍수해 방지 기반시설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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