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핵관 때리기 지속…"신윤핵관은 초·재선 아닌 윤상현"

지난 5일 라디오에서 "초·재선은 병력일 뿐…3·4선급 신윤핵관 등장할 것"
윤상현 의원, 이준석 대표시절 재보궐 공관위원장 맡기도…"윤 의원 띄우기?"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때리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4선의 윤상현 의원을 '신(新)윤핵관'으로 지목해 윤핵관 내 자중지란을 유도하고 소통 창구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핵관을 대체하기 위해 초·재선 의원들을 신윤핵관으로 보는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초·재선은 병력이고, 중간급 지휘관으로 3·4선급 신윤핵관이 등장할 것"이라며 "최근 언론 노출이 잦은 중진의원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진의원이 누구냐'는 거듭된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원내 친박 중에서 전략가적 행동력과 전략적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윤상현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핵관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줄곧 내왔던 이 전 대표가 신윤핵관으로 특정 의원을 거론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우선 최근 윤핵관 그룹과 가까운 초·재선 의원들이 당내 상황을 두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중진의원을 신윤핵관으로 지목, 초·재선 의원의 힘을 빼는 동시에 자중지란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윤 의원에겐 전략적 능력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을 성취해내는 행동력이 있다"며 "대통령이 아마 그 점에 대해 착안을 하지 않겠느냐 생각을 한다"며 '신윤핵관 윤상현'에 손을 들었다.

윤 의원이 이 전 대표 본인과 대통령, 당 간의 가교 역할을 하며 소통 창구를 하기에 나쁘지 않은 상대라는 점에서 이 전 대표가 '윤 의원 띄우기'를 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윤 의원은 이준석 대표 시절 6·1 재보궐 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는 등 서로 사이가 원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권은 윤핵관, 윤핵관의 핵관, 친이·친박계, 초·재선 및 중진 그룹 등으로 분화돼 당내 구심점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본인에게 껄끄럽지 않은 중진의원이 신윤핵관으로 역할을 한다면 이 전 대표로서도 나쁘지 않은 게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