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적자'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초선그룹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맹공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6일 매일신문이 TK 초선 14명 전원을 대상으로 이 전 대표와 관련한 입장 표명 여부를 묻자 홍석준(대구 달서구갑)·김형동(안동예천) 의원 2명만 실명 인터뷰에 응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CBS 라디오에 출연, TK 초선그룹을 겨냥해 "가장 개혁적이고 당의 위기 상황에 소장파 역할을 해야 되는 분들이 TK 의원일 텐데, 지금은 두 가지다. 조용히 하고 있거나 아니면 오히려 전위대가 되거나"라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대구시민 다수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이를 위한 여당의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당 분란의 핵심 원인으로 이준석 전 대표를 지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김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말씀 아니냐. 일부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김용판(대구 달서구병)·김영식(구미을)·강대식(대구 동구을)·윤두현(경산)·양금희(대구 북구갑)·김승수(대구 북구을)·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정희용(고령성주칠곡)·이인선(대구 수성구을)·임병헌( 대구 중구남구) 의원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구자근(구미갑)·김병욱(포항남울릉)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입장을 계속해서 내고 있다.
정치권에선 TK 초선그룹 대다수가 침묵을 지키는 데 대해 차기 총선 공천권과 연결 짓는다. 오는 2024년 22대 총선에서 윤 대통령과 윤핵관이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들과 대립각을 세울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임기 초반부터 당정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전 대표와 정면충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이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이른바 '당권 교체'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TK 정치권이 차기 총선 공천을 의식해 윤핵관에 밀착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너도나도 '이준석 저격수'를 자처해야 하는데 또 그렇게 하진 않는다"며 "대외적으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게 정치적으로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K 초선그룹이 공천을 강하게 의식하는 이유는 TK는 호남과 마찬가지로 '공천이 곧 당선'인 일당독점 체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권자보다 공천권자가 TK 국회의원의 정치생명을 좌우하게 되면서 소신발언은 자제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이 생존전략이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TK 초선의 재선 생환율은 17대 50%, 18대 61%, 19대 66%, 20대 35%, 21대 50% 등 평균 52%로 절반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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