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으로부터 제재받는 러시아가 이들의 '고립 작전'에 맞서 중국, 북한과 손을 잡았다. 이들 국가의 협력은 무기·군사훈련·에너지 등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 상호의존 높이는 러·중·북
러시아는 서방으로부터 고립된 국가들에 눈을 돌려 이들 국가와 협력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로켓과 포탄 등 무기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는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월 시리아와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 세력이 세운 두 공화국을 공식 승인하며 러시아를 지지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하면 북한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재건사업 현장에 노동자 1천여명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나 러시아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로 무역길이 막힌 러시아는 중국에 석유와 가스, 무기기술을 헐값에 제공하고, 중국은 러시아에 생필품과 첨단기술제품을 제공하면서 상호의존도를 높였다.
◆ 러·중 대규모 연합군사훈련
러시아와 중국 해군이 지난 1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동해에서 다국적 군사훈련인 '보스토크(동방)-2022'를 실시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첫 대규모 러·중 연합 군사훈련이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3일 오후 홋카이도 서해안 가무이곶에서 서쪽으로 약 190㎞ 떨어진 해역에서 러시아 해군 프리깃함 3척과 중국 해군의 구축함 1척, 프리깃함 1척, 보급함 1척을 확인했다"며 "이들 함정이 기관총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러·중은 동해 북부 해역에서 연해주 방면에 있는 지상군 지원과 해상 항로 및 해상 경제 활동 영역 방어 등을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해군에게선 주력 군함인 055형 구축함 난창함과 미사일 호위함 옌청함 등이 동원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훈련 영상까지 공개했다.
이를 두고 요미우리신문은 "러시아는 이번 대규모 합동훈련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고 있지만 군사적 고립이 없음을 과시하는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러·중 '탈(脫)달러 가속화'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 달러 중심의 세계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도 손을 맞잡았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중국 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금 지불 시 기존 달러화 대신 루블·위안화로 결제하기로 합의했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는 "이번 계약으로 (대금 지급) 계산이 단순해질 것"이라며 "양국 쌍방에게 모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2월 미국이 자국에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 제재를 가하자 외국과의 교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 결제 비율을 늘렸다. 그 결과 러시아 기업·은행이 위안화를 지불 통화로 사용한 비율은 지난 2월 0%에서 7월 3.9%로 급증했다. 이는 홍콩(70.9%), 영국(6.3%)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아예 독자 금융 결제 시스템 구축에도 뜻을 모았다. 저변 확대를 위해 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참여 중인 경제협력체인 브릭스(BRICS)와 협력할 방침이다. 단순히 미국의 금융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달러 패권에 대항할 독자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밀착은 서방 세력을 재정립하려는 공동의 목표 때문에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들 관계는 깊은 유대나 공유하는 가치가 아닌 특정한 이해관계와 미국에 도전하려는 공동의 욕구로 정의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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