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멈춘 포항제철소 고로(용광로) 3기를 오는 10일쯤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휴풍(가동 중단) 중인 포항제철소 고로 3기를 10일쯤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하고, 침수피해를 보았던 선강변전소는 오늘 오전 중으로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담정수설비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설비는 9일까지, 압연변전소는 10일까지 차례로 정상화할 계획이다. 제철소 전력 복구가 끝나면 고로에서 생산되는 용선(쇳물) 처리를 위해 추석 연휴 기간 제강 공장을 가동할 방침이다.
현재 경북 소방청 대형 양수기와 조선3사 비상발전기 등을 지원받아 지하 시설물에 대한 대대적인 배수 및 침수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회사 계획대로 정상가동이 진행될지는 의문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 직원들은 "태풍을 감안해 쇳물 생산을 크게 줄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현재 고로안에는 쇳물이 상당량 차 있는 상태다. 10일까지 메인 전기를 복구한다고 해도 각 설비의 전기를 살려 고로 속 쇳물을 녹이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면서 "'10일부터 괜찮다'는 식의 미온적 대처보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태풍으로 포항제철소가 운영 중인 고로 5기 모두가 가동 중 돌발 셧다운됐다.
복구시간이 지연될 경우 최악의 '고로 냉입사고'(고로 안에 든 쇳물이 열을 받지 못해 굳어버리는 것)가 우려된다. 이 경우 복구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완전히 굳을 경우 고로해체 수순까지 가야하는 중대한 문제가 빚어질 수 있다.
고로는 5일 이상 가동을 멈출 경우 재가동에 수개월이 소요되며 수천억원이 경제적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
포항제철소만 해도 연간 18조가량의 매출을 올리는데 쇳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포항철강관리공단 내 연관기업뿐만 아니라 선박, 자동차 등의 산업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은 선박 건조 시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후판'이 포항제철소 생산 차질로 공급 차질을 빚을까 걱정한다.
포스코로부터 자동차 강판을 공급받고 있는 쌍용차는 즉각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사태 추이를 살피고 있다.
포항철강관리공단 기업들은 원재료를 확보해 둔 상태여서 당분간은 문제없지만 생산차질이 장기화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 침수로 압연 쪽에 전기설비 피해가 많아 복구에 시간이 걸릴 듯하지만 다른 부문은 예정대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물론 광양제철소 직영·협력 인력까지 모두 복구에 나서 최대한 빠르게 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한편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 새벽 최대 500㎜의 기록적인 폭우와 인근 하천인 냉천의 범람으로 한전의 전기공급 시설인 수전변전소를 비롯한 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정전되면서 조업이 전면 중단됐다. 포항제철소 고로는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이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에 가동을 멈췄다.
이에 포항제철소 생산 슬라브 일부를 광양제철소로 전환 가공하고, 광양제철소의 생산량을 최대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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