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 군수회사에서 강제노역한 최희순 할머니가 11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최 할머니는 소학교에 다니던 1944년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교장의 말을 믿고 따라나섰다가 일본 기업 후지코시 도야마 공장에서 고된 노동을 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다.
태평양전쟁기 군수공장으로 지정된 기계 제작업체 후지코시는 소학교를 갓 졸업한 소녀 등 1천600여 명의 조선인을 데려가 중노동을 시켰다.
최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 13명은 2003년 도야마지방재판소에 후지코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한일 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패소했다. 일본 최고재판소에 상고했지만 2011년 이마저 기각됐다.
이후 피해자들은 2013년 국내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2019년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승소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최 할머니는 생전 일본 도쿄의 후지코시 본사 앞에서 열린 근로정신대 피해자 집회에 참석하는 등 강제노역 진상을 알리는 데 힘썼다. 2016년에는 전북도의회에서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 조례 세미나에도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다.
최 할머니의 별세로 후지코시 상대 손해배상 소송 원고 중 생존자는 7명으로 줄었다.
고인의 빈소는 전북 완주군 한길장례식장 1층 1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 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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