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에 이어 대구의 또 다른 관문으로 자리 잡은 서대구역은 평소 주변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인근에 있는 상리위생처리장이나 염색산업단지가 악취 원인으로 의심받지만 악취물질 측정값은 배출 허용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12일 추석 연휴 마지막날 찾은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 일부 이용자들과 서대구역 관계자들은 가끔 악취를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대구로 왔다는 박모(20) 씨는 "외부에서 마스크를 내리면 가끔 퀴퀴한 냄새가 날 때가 있다"고 했다. 서대구역 상가로 매일 출근하는 A씨는 "가끔 하수구 냄새 같은 악취가 날 때가 있긴 하다"고 했다.
시민들은 역에서 약 1km 떨어져 있는 '상리위생처리장'을 악취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상리위생처리장은 분뇨와 정화조 침전물을 처리해 하수처리장으로 이송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상리위생처리장 입구에 설치된 실시간 악취측정장비에 표시된 수치는 '정상'이었다. 이달 5일 4시 기준 복합악취는 1.8OU(Odor Unit)로, 악취방지법이 명시한 배출허용기준인 15OU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서대구역 악취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는 염색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악취 역시 지난 3월 서대구역 개통 이후 단 한 번도 기준값을 초과한 적이 없었다.
서구청은 염색산단 주변 9곳과 서대구산단 주변 6곳 등 모두 18곳에 악취측정장비를 설치해 암모니아와 황화수소의 악취값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다. 암모니아와 황화수소는 악취방지법으로 지정된 악취물질이다.
서대구역이 개통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염색산단과 서대구산단 인근의 암모니아 수치의 평균값은 각 0.041ppm, 0.012ppm으로 기준치인 2.000ppm보다 낮다. 황화수소 측정값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일부 시민들이 서대구역 인근에서 악취를 느끼는 이유로 기상조건을 꼽았다. 장현섭 한국냄새환경학회 기획이사는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악취가 더 멀리, 확연하게 퍼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상조건에 따라 일부 사람들은 악취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구청 차원에서 실시간으로 악취 정보를 수집해 기준치가 넘어서면 그 즉시 현장점검에 나선다"며 "올해까지 염색산업단지 내 35개소 배출시설에 오염물질방지시설을 신규로 교체할 예정이며, 매달 배출시설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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