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5년간 총지출 증가율을 대폭 줄여 4%대로 낮춘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2∼2026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5년간 총지출 평균 증가율을 4.6%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전임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2021∼2025년 총지출 증가율 5.5%와 비교하면 1%포인트(p)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건전 재정으로 바꾸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5.2%이지만 2024년 4.8%, 2025년 4.4%, 2026년 4.2%로 점차 지출 증가 속도를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2025년 말 기준 국가채무도 작년 예상치로는 1천408조5천억원이었지만 올해 전망치는 1천271조9천억원으로 내려갔다.
다만 정부가 건전재정으로 전환을 밝혔지만 가파른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의무지출 비중이 내년부터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라 여전히 재정 씀씀이는 큰 상황이다.
의무지출은 4대 공적연금처럼 법적 지급 의무가 있어 정부가 마음대로 줄일 수 없는 예산을 말한다.
기재부의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 총지출 639조원 중 53.5%인 341조8천억원이 의무지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무지출은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과 건강보험,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의무지출 비중(예산안 총지출 대비)은 2018년(50.6%), 2019년(51.0%)을 제외하고 의무지출 비중은 계속 50%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기재부 전망에 따르면 내년 53.5%를 시작으로 2024년 54.0%, 2025년 54.7%, 2026년 55.6%로 의무지출 비중이 매년 늘어나게 된다.
기재부는 '최악의 시나리오' 땐 2060년 의무지출 비중이 80%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의 정책 대응 없이 현재의 인구 감소와 성장률 하락 추세가 유지되는 경우 2060년 총지출은 1천648조원, 이 중 의무지출은 78.8%(1천297조9천억원)에 달하게 된다는 추산이다.
이러한 전망은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출 등의 증가 때문이다.
문제는 의무지출 비중이 계속 늘어날수록 정부가 정책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재량지출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량지출 중에서도 쉽게 줄일 수 없는 국방비와 인건비 등 경직성 재량지출을 제외하면 사실상의 '재정 여력'은 더욱 빠듯해질 수 있다.
실제 기재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의무지출 연평균 증가율을 7.5%로 전망했지만 재량지출 연평균 증가율은 1.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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