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고환율로 국민의 삶이 고통받고 있지만 추석밥상에 민생은 없었다.
여당 비대위 출범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김건희 주가조작 특검법,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선거법 위반 기소 등 사법으로 차려진 추석밥상이었다.
집권 초기부터 20% 후반에서 30% 초반대 지지율을 보이며 취임덕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고 있지만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가 대한민국의 위기이다.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국정운영 영역과 개인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국정분야는 정책기조와 방향, 인사, 정무적인 정치행위 등이고, 개인 영역은 대통령의 PI(국정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와 친인척·측근 관리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볼 때 문재인 정부 지우기 외에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전혀 느낄 수 없다. 정책방향에 대한 철학과 견해가 다르면 기존 정책을 철회, 수정, 또는 보완할 수 있다. 전 정부 정책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시대흐름과 국익적 관점에서 정확해야 하고 그 바탕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국정운영의 기본이고 책임있는 자세이다.
시행령으로 검찰공화국을 완성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대통령의 PI측면에서도 지지율 반등의 기미를 찾을 수 없다.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 방문 등 민생행보를 하고 있지만 김건희 팬카페를 통해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대통령 일정이 사전에 공개되는 등 국기문란 논란을 자초하였다.
태풍 힌남노에 대비해 "오늘은 제가 비상대기하려 한다"는 대통령의 말을 들으며 국민들은 허탈해한다. 비상상황에 대통령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대단히 선심쓰는 것처럼 말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조롱당한다고 느낀다.
단적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정운영에 대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추석연휴 직전인 9월 8일부터 9일까지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여권 지지율 위기의 책임이 누구에 있는지 묻는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25.8%로 가장 높게 나왔고, 그 다음이 윤핵관 20.9%, 이준석 전.대표 16.4%, 김건희 여사 14.6%, 내각 대통령실 6.8%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여당 내홍의 책임이 대통령과 그 주변인물들에게 있다고 단정짓고 있다.
9월 2, 3일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5차 정례여론조사에서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65.5%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1주일 전에 실시한 4차 정례조사 결과 대비 3.1%p하락한 수치이다.
비호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좀 더 심각하다.
비호감은 연령대별로 20~40대에서 약 76%, 50대 65%로 나타나고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호감 50.9% 비호감이 48.1%로 엇비슷하게 나뉜다. 60세 이상의 경우 전주보다 호감이 약 4%p줄고, 비호감이 약4%p늘었다.
이념 성향으로 볼 때 보수층에서 비호감이 8%p 증가하고 호감이 8.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연령층과 보수층에서 조차 비호감이 급증하는 것은 현 정권의 국정운영 동력이 상실되는 위험신호로 봐야 한다.
윤 대통령이 이 위기를 극복할 방안은 간단하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면 된다.
우선, 공정과 원칙이라는 국정운영기조를 엄격히 지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내로남불 정부라고 비판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다른지 되짚어봐야 한다.
둘째, 인사검증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 집권초 첫 번째 인사는 실패했다. 검찰에 인사검증을 맡긴다고 했는데 범죄경력 조회와 인사검증은 다른 것이다. 검찰은 수사만 '공정하게' 잘 하면 된다.
셋째, 여당에 대한 당정개입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 여당내홍의 출발점이 대통령의 문자메시지 체리따봉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야당과 협치해야 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회동을 수락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와 협력을 구하는 것이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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