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아파트 재개발 사업 부지에 '공중 알박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부지 내 도로 용지 바깥으로 튀어나온 30㎝ 교회 건물 처마가 '쟁점'이다. 교회 측은 안전상 문제 등으로 아예 새로 건물을 지어야 한다며 45억원의 신축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조합측은 과도한 요구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양측의 소송전까지 벌어지면서 애꿎은 입주민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13일 달서구청에 따르면 오는 11월 완공을 앞둔 두류동 한 재개발 아파트에는 785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사업 부지와 10m 떨어진 A교회는 교회 전체 부지 1천895㎡ 중 182.7㎡(9.64%)가 신축 아파트 인근에 확장되는 도로에 포함된다. 조합과 교회는 포함되는 부지에 대해 4억원 가량의 보상 협의를 지난 2019년 완료했다.
문제는 조합이 교회로부터 사들인 부지 지상에 교회 건물 처마가 일부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조합과 교회 측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도로 보상 협의 당시 A교회는 자체적으로 편입 부지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교회 측은 건물 왼쪽 옆면에 설치된 길이 33m의 처마 2곳이 도로 용지 바깥으로 30cm 튀어나온 사실은 확인했다. 지상 6m와 12m에 걸쳐 도로를 침범한 전체 처마 면적은 6.2㎡다.
이후 교회 측은 조합에 '교회 건물 신축'을 요구했다. 도로 위에 건물이 돌출된 형태는 불법 건축물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고, 처마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교회 책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교회 관계자는 "대구시에 문의했더니 교회가 명확하게 조합에 처마를 처리해달라고 하지 않으면 사고 발생 시 교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건물이 도로와 인접해 안전지대가 없고, 담을 지을 공간도 없어 위험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3년 가까이 교회 신축 설계도 등을 주고받거나 처마 재건 안전진단 등을 논의해 왔지만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주택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교회 처마가 도로 위에 튀어나오는 부분은 30㎝, 전체 면적은 1.8평에 불과하다"며 "교회 신축을 위해 45억원을 요구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양측의 갈등은 소송전으로도 번졌다. 협의가 쉽지 않자 조합은 지난해 12월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했고, 교회는 올해 6월쯤 사업승인무효화 소송으로 맞불을 놨다. 양측의 갈등으로 준공 허가에 차질이 생길 경우 아파트 입주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 관계자는 "도로이기 때문에 처마를 없애면 제일 좋지만 처마가 그대로 있다고 해도 허가에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며 "건축법상 처마를 없애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법상에는 인근 건물, 도로 경계선 사이 거리의 절반 이상을 띄워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상황에 따라 달라 일괄적 적용이 어렵다"며 "양측이 현재 소송 중이라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촉법인데 어쩌라고"…초등생 폭행하고 담배로 지진 중학생들
유승민 "이재명 유죄, 국민이 尹 부부는 떳떳하냐 묻는다…정신 차려라"
이재명 사면초가 속…'고양이와 뽀뽀' 사진 올린 문재인
대구경북 대학생들 "행정통합, 청년과 고향을 위해 필수"
"고의로 카드뮴 유출" 혐의 영풍 석포제련소 전현직 임직원 1심 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