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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 정상화 숨은 주역…1분 7만ℓ 방수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울산119서 빌린 장비들, 포항 남구 인덕동 지하주차장 실종자 구조 후 곧장 포철로
추석연휴 중 포항제철 지하 6만6천t 물 단시간에 배출…10일부터 정상가동하게끔 도와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경북소방본부 제공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경북소방본부 제공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가 유독 컸던 포스코 포항제철과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 현장의 물빼기를 가속화한 숨은 주역으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이 꼽힌다.

경북소방본부는 태풍 피해 초기부터 지난 추석 연휴까지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해 포항제철과 남구 인덕동 지하주차장 배수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14일 설명했다.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대량의 물을 흡입하면서 실시간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뿌릴 수 있는 펌프 설비다.

방수포와 주펌프, 중계펌프,수중펌프, 트레일러, 지게차 등 모두 17대의 특수 장비로 구성됐다. 300㎜ 대구경 소방호스를 연결하면 1분에 최대 7만5천리터(ℓ)의 물을 110m 떨어진 곳에 뿌릴 수 있다.

이는 대형소방차 26대, 동력펌프 115대가 동시에 방수하는 것과 맞먹는 배수 능력이다.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지난해 연말 화학공업 현장 화재 진압 목적으로 울산119화학구조센터에 배치됐다. 지난 3월 경북 울진 산불 때 한울원자력발전소를 방어하고자 한 차례 현장 출동한 바 있다.

이번 태풍 때는 침수현장에 차오른 물을 빨아올려 다른 곳에 배출하는 목적으로 이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6일 울산시에 해당 시스템 출동을 요청한 뒤 포항 남구 인덕동 지하주차장 침수 현장에 투입시켜 5천400톤(t)의 물을 빼고 생존자를 구출하는 결과를 이끌었다.

침수된 포항제철소 모습. 매일신문 DB
침수된 포항제철소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 7일 역할을 끝내고 울산으로 돌아가던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이 지사의 추가 요청에 따라 포항제철 지하설비 침수 현장에도 투입됐다.

지난 13일 오후까지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비롯한 265대 장비와 소방인력 95명 등이 포항제철 침수지역 97곳에 투입돼 188만t의 물을 빼내고 정상가동을 이끌었다.

그 결과 10일에는 3고로, 12일에는 2‧4고로가 정상가동했다. 이날부터는 일부 제강공장도 정상가동을 시작해 철강반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배수율은 90%를 넘겼다.

포스코 측은 "추석 연휴에도 경북도의 즉각적인 지원과 도민들 응원 덕분에 정상 가동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철강산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포항제철이 있어 대한민국 자동차가 있었고 조선업이 있었다. 국가의 근간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피해 복구작업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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