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쿠팡을 상대로 안전을 위한 조치에 대해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한 진정이 13일 각하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해 9월 "휴대전화 반입 및 사용 금지와 관련해 차별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물류센터 특성상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데도 노조가 안전을 위한 조치의 강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전사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물류센터 산업재해 현황' 자료집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간 전국 물류센터에서 732명의 재해자와 6명의 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연구원은 물류센터 각 공정별로 적재하고 이동하는데 필요한 기구와 용기에 의한 부딪힘, 높은 곳에 위치한 물건이 떨어져 부딪히는 사고, 컨베이어벨트에 의한 끼임 등 위험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파악된 자료에 따르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물류센터 내에서 휴게시간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게시간에 이동하면서 휴대전화를 보느라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시설물과 부딪히는 사건들이 대다수였다.
물류센터 내 휴대전화로 인한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물류센터 작업공간 내 휴대전화 반입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사업자의 안전 확보 의무 준수를 위한 노력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업 뿐만 아니라 지자체 등에서도 산업 현장의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서울시는 지난 2월 현장 근로자 보행, 작업 중 휴대전화 사용 제한 지침을 현장에 배포하면서 "중장비가 많고 보행여건이 어려운 곳이 많은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중대산업재해로 연결될 수 있어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정책은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주요 사업장 내에서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안정 규정을 의무화하자 오세훈 시장 지시로 검토돼 시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민주노총도 물류센터 특수성 상 안전사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업주가 안전을 위해 시행중인 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노동 전문 변호사는 "인권위가 노조의 진정을 각하한 것은 사회적으로 사업주의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 등 인전사고 예방 인식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CFS 관계자는 "물류센터 내 휴대폰 반입은 허용하고 있다"며 "다만, CFS는 직원들의 안전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기계장비 등이 사용되는 작업 공간에서의 휴대폰 사용은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는 안전을 중시하는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정책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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