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기본계획에 이어 민항 전용 활주로 1본을 추가로 설치하는 대구시의 국토건설교통부 건의안이 발표됐다.
통합신공항과 관련한 대구시의 잇단 발표와 그 내용은 신공항이 가시화하는 것으로 느껴져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추석 명절 최대 선물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정작 통합신공항이 들어서는 군위군민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2월 이후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대구 편입 문제 때문이다.
시계를 2020년 7월 30일로 되돌려 보자. 이날 통합신공항의 탄생은 한 편의 대하드라마였다. 당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그 과정을 옥동자를 낳는 산고(産苦)에 비유할 만큼이었다.
일찍이 대구경북이 이처럼 한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은 적은 없었다. 시·도지사와 시·도의원, 국회의원, 대구경북 시·도민 모두가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대승적 합의를 통해 군위·의성 공동 부지에 통합신공항을 유치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빛났던 경북 정치인의 모습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통합신공항 유치의 전제였던 군위군의 대구 편입 앞에서는 약속도 명예도 없었다. 도리어 '정치가 행정의 발목'을 잡는 우를 범하고 있다.
지난 2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형동 의원 반대에 이어 정기국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경북도당 위원장이 "약속은 지킨다"면서도 "그러나 당내 사정 등으로 9월 국회에서는 어렵다"고 했다. 이는 군위군민들에게 통합신공항의 기대를 저버리게 하며 분노만 증폭시키고 있다. 정치인의 말은 믿을 게 못된다는 걸 각인시키듯.
군위군민들은 "빌려 갈 때는 간 쓸개 다 내줄 것처럼 하더니 빚은 갚지 않고 준다고만 이야기하는 빚쟁이 같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국방부의 통합신공항 이전지 발표 이후 구미 등 인근 도시들이 저마다 신공항과 연계한 발전 전략을 짜며 희망찬 미래를 그리고 있다.
경북 일부 정치인에 발목이 잡혀 통합신공항을 유치하고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군위와는 너무나 다르다.
며칠 전 김진열 군위군수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대구 편입에 대한 군위군의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국회를 방문해 이채익 행정안전위원장, 이만희 간사, 김용판 의원, 지역구 김희국 의원을 만나 9월 국회에서 대구 편입 법률안이 처리돼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호소했다. 군위군의회도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를 연이어 만나 지역 민심을 전달했다.
곧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열린다. 2020년 7월 군위군 대구 편입을 담은 공동합의문에 대구경북 국회의원 전원이 서명한 것처럼 대구경북의 백년대계를 위해 국회의원들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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