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에서 감지된 대규모 이상(異常) 외환거래를 추적 중인 대구지검이 16일 관련 피의자 3명을 추가로 구속하며 수사를 확대했다. 금융당국의 점검 대상에 오른 거래 규모만 약 7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대구지검의 수사 결과가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중국계 한국인 2명과 중국인 1명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다수의 유령 법인을 설립한 뒤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가상자산 거래 영업을 하며 허위 증빙자료를 은행에 제출, 수천억원의 외화를 해외로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이첩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14일 3명을 체포해 조사했으며, 도망 및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금융당국이 감지한 대규모 이상 외환거래 수사의 일부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대구지검은 지난달에도 같은 혐의로 유령 법인 관계자 3명을 구속, 기소해 오는 23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들 일당은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외국 거래소보다 20% 이상 비싸게 팔리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한 가상화폐를 활용했다. 일본 자금을 동원해 현지에서 가상화폐를 사들여 국내에서 판매한 뒤, 벌어 들인 현금을 다시 일본으로 송금해 가상화폐를 구입하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상당한 차익을 거뒀다.
이들은 거액의 외환을 해외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의심을 피하고자 유령 법인을 차려 '수입 물품 대금'으로 자금 출처를 위장한 뒤 허위 증빙자료를 은행 등에 제출했다. 출처를 속여 해외로 반출한 외환만 4천억원에 달했다.
이번 사건의 일당 역시 유령 법인을 차리는 등 비슷한 방식을 사용했지만 일본이 아닌 중국 가상자산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 사건을 비롯해 소규모 업체에서 수천억원 대 외환을 거래한 내역 등 7조원에 이르는 외환 거래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수사 범위를 계속 확대 중이며 다음 달 중에는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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