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곤충을 만지고 먹어도 보는 '대구 봉무 곤충페스티벌'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곤충페스티벌은 지난 2019년 처음으로 열렸지만 코로나19로 3년 동안 중단됐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30분쯤 찾은 봉무공원은 부모 손을 꼭 잡고 온 어린이들로 붐볐다. 곤충페스티벌은 봉무공원에서 이달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이어졌다. 전시와 체험, 공연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곤충전이 열린 부스에선 아이들이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은 곤충 표본 관찰에 푹 빠져있었다. 평소 보기 힘든 멸종위기종과 세계 희귀곤충들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곳 부스 뒤편에는 식용 곤충전이 얼렸다. 밀웜을 활용한 빵을 먹을 수 있고 개체 그대로 시식도 가능했다. 아이들 대부분 호기심을 가졌으나 시식에는 '징그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일하게 밀웜을 입에 댄 김민건(6) 군은 "옛날에도 애벌레류를 먹어본 적이 있고, 그 중에서도 밀웜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식용 곤충전 부스를 맡은 하헌수 경주대 외식‧조리학부 교수는 "밀웜이나 귀뚜라미 등 굼벵이 종류들은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다"며 "생육 기간이 짧고 축산업보다 온실가스가 덜 배출되기 때문에 미래 식량으로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으로 직접 곤충을 만져볼 수 있는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누에를 직접 만지는 것부터 누에고치가 물레에 연결돼 실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신기하게 지켜보는 아이들도 많았다.
오후 1시가 다가오자 중앙 무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구독자 45만명을 보유한 곤충 유튜버 '에그박사'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봉무공원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에그박사는 오후 3시까지 아이들과 곤충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 등을 진행했다.
이날 봉무공원을 찾았던 이들 상당수가 행사에 만족감을 표했다. 손자와 함께 나온 이창호(70‧동구 신암2동) 씨는 "스마트폰으로 모든 게 가능한 시대가 됐지만 실제로 보고 만져보는 기회는 잘 없다"며 "평소 곤충에 관심이 많은 손자에게 유익한 시간을 제공해준 것만 같아 보람차고 내년을 또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개최된 첫 행사에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인력 문제로 주차 안내와 프로그램 설명 등이 미흡했다는 일부 민원이 있었는데, 내년에는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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