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난마돌' 비상…尹대통령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처하라”

포항·경주 등 경북 동해안 영향권…추가 피해 대비 초비상
냉천 일대 제방 새로 쌓고 잠수교, 운동시설 등 철거…물 막는 요인 없애 원활히 흐르도록

지난 1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냉천에서 포항시와 해병대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유실된 제방을 새로 쌓고 있다. 냉천은 지난 6일 불어 닥친 힌남노로 범람해 인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물이 들어차면서 7명의 주민이 사망하는 등 극심한 피해를 남겼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제 14호 태풍 '난마돌' 이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포항과 경주에 또 초비상이 걸렸다. 제 11호 태풍 '힌남노'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포항과 경주가 이번에도 태풍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경북도와 해당 지자체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날 순방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행정안전부 등 재난관리 당국은 포항제철소 등 다수 국가기반시설이 아직 태풍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임을 염두에 두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엄중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18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은 19일 오전 9시 일본 오사카 서남서쪽 약 480km 부근 육상에 상륙해 포항 등 경북 동해안을 통과할 전망이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50hPa(헥토파스칼)과 초속 43m 수준을 보이겠다.

대구경북은 1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태풍의 최근접 영향권에 놓인다. 기상청은 대구경북이 태풍 중심에 속한 일본보다 피해가 적을 수 있지만, 강풍반경(바람이 초속 15m 이상 구역) 범위에 속해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태풍으로 대구와 경북 중부 내륙은 최대 80㎜, 포항과 울진 등 경북 동해안은 100㎜ 수준의 비가 내리겠다. 특히 경북동해안은 기후 상황에 따라 최대 150㎜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비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한 바람으로 인한 피해도 예상된다. 18일 밤부터 19일 사이 동해안에는 초속 25~3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제14호 태풍 '난마돌' 북상과 함께 '힌남노'의 상흔도 아직 가시지 않은 포항·경주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북도는 우선 힌남노 당시 인명·재산 피해를 키웠던 포항 냉천 일대의 물 흐름 방해 요인부터 긴급 철거하는 등 추가 피해 최소화에 도정을 집중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난마돌 북상으로 또 한번 폭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하천 횡단면으로 물이 흐르는 면적(통수단면)을 넓혀 물 흐름을 원활히 하고 거듭 범람하지 못하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일단 홍수 등으로 물이 불었을 때 하천 흐름을 느리게 만들 수 있는 운동기구·휴식공간 등 친수시설 등 철거에 나섰다. 아울러 하천 일대의 퇴적토를 제거하고 제방 등 물 흐름을 원활히 해주는 치수시설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 해병대 관계자는 중장비 등을 동원, '힌남노' 피해가 발생한 지난 6일 이후 이날까지 냉천의 유실된 제방을 새로 쌓아올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18일 영국과 미국, 캐나다 3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환송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비록 태풍이 일본으로 비껴간다는 예상이 있지만, 태풍의 강도가 당초 예상보다 커져 힌남노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과 경주에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등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위험 지역에 있는 주민들을 사전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하천변 저지대 도로나 주차장 등을 신속하게 통제하는 등 어떠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대피명령·통행제한 등 현행법에 규정된 가장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시행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