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영업 다중채무자 반년 새 45%↑…대출액 1인당 4.7억

지난해 말 대비 12만여명 증가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앞.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앞. 연합뉴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기업 대출을 받은 자영업 '다중채무자' 인원과 대출액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6개월 동안 약 45%가 증가했고, 평균 대출액도 5억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권, 금융당국 등은 다중채무자를 금리 인상기에 부실 가능성이 가장 큰 대표적 '취약 채무자'로 분류·관리하고 있다.

2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41만4천964명으로, 작년 말(28만6천839명)과 비교해 불과 6개월 사이 44.7%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증가했다.

다중채무자는 인원수와 대출액을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 가운데 각 12.8%, 28.4%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올해 6월 현재 4억6천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40대(40∼49세)가 13만5천874명으로 가장 많았다. 50대(13만3천357명)를 포함해 40∼50대가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작년 말 대비 증가율은 30세 미만(∼29세)이 59.2%로 가장 높았다.

가계 대출 다중채무자(451만3천298명)는 6개월 동안 1.8% 늘었지만, 이들의 대출액(598조원)은 0.2% 줄었다. 1인당 평균 1억3천248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전체 가계 대출 가운데 다중채무는 대출자 수와 대출액 기준으로 각 22.6%, 31.9%를 차지했다.

한국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금리가 0.50%포인트(p) 오르고 금융 지원까지 종료될 경우,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평균 2.0%p 높아진다. 특히 소득 하위 30%에 속하는 자영업자의 DSR은 평균 3.5%p나 뛸 것으로 우려됐다.

금리 인상에 따른 연체 가능성도 다중채무자 등 취약 자영업자가 비(非)취약 자영업자보다 월등히 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편 자영업자(개인사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 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약 688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637조 원)보다 8.0% 많고, 1년 전인 지난해 6월(596조원)과 비교하면 15.6% 증가했다. 기업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도 작년 말 이후 6개월 사이 279만10명에서 325만327명으로 16.5% 늘었다.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1천175만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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