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였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휘청했던 금융권이 또다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으로 인해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 은행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예금 보유액이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가총액이 하루 새 반토막이 났다. 주식보유자들은 갖고 있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9.37% 폭락한 8.1달러를 기록했다. 이 은행 주가가 한 자릿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시가총액은 15억1000만달러로 낮아졌다. 1년 전 152.04달러일 때와 비교하면, 94.6% 폭락한 것.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예금 보유액이 1천45억달러(약 140조 원)로, 지난해 말보다 720억 달러(40.8%) 감소했음을 알렸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투자자 불안을 예상한 듯 "다양한 전략적 선택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불안감은 더 확산하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앞서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300억달러를 차입한데다, 연방준비은행(FRB)으로부터 1천억달러를 빌려 이에 대한 이자 비용도 큰 부담이다. 대출 이자 수익보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웰스파고의 제러드 쇼 분석가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연말이 되면 0(제로)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이르면 올해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산송장(Living Dead)' 대열에 합류했다"고 혹평했다.
한편, 팩웨스트 뱅코프, 노던 트러스트코프 등 지역 기반의 은행들이 예금 감소 불안에 KBW 나스닥 지역 은행 지수와 SPDR S&P 지역 은행 ETF는 이날 각각 4%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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