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채끝 등심 20팩 한정 판매합니다. 4만원부터 시작합니다."
경매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에는 '2팩', '3팩' 주문이 올라왔다. 수량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채팅창에 '부모님이랑 먹고 싶습니다, 3팩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포장된 한우가 카메라에 잘 비치게 들면서 채팅창을 보고 있던 경매사는 "낙찰 완료합니다. 부모님이랑 고기 맛있게 드세요"라고 받아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 매주 화·목요일 오후 3시 경매
지난 30일 대구 북구에 위치한 한우 경매장 '한우보고사소'는 전국 최초로 한우를 경매해서 판매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3시, 작은 스마트폰과 조명을 책상 앞에 두고 태블릿PC 세 대를 이용해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를 시작하면 시청자는 전국, 해외 어디서나 유튜브 방송에 들어와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다른 농산품 경매장과 달리 소분된 한우를 1천원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날 경매를 진행한 경매사는 "경매라고 해서 큰 한우를 도매가에 가져가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600그램(g) 이하의 고기들을 판매한다"며 "예를 들어 중량에 따라 4만1천원, 4만2천원 등 1천원 단위로 호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우 또한 최고 등급의 한우인 '1++9'(투 플러스 나인) 등급의 고기만 취급한다. 도살 후 머리, 내장, 다리를 잘라 내고 아직 각을 뜨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소도체'는 현행 육질 등급으로 1++, 1+, 1, 2, 3등급으로 구분한다. 1++는 근내 지방도에 따라 한번 더 세분해 7, 8, 9로 나누는데 그중 9등급은 지방이 고루 분포해 가장 최상위 품질로 취급된다.
◆ 최고 품질, 최저가 장점
이날 경매에는 한우 투 플러스 나인 채끝등심, 한우 투 플러스 나인 업진살, 토시살 등이 올라왔다. 특히 소 뱃살 부위인 업진살은 1분도 채 안 돼 5팩 한정 개수가 모두 팔리기도 했다. 경매사는 "업진살은 통상 3kg 정도 나오는 희귀한 부위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좋은 부위는 1.5kg이 채 안 된다"며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낙찰을 받은 한우는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진공 포장을 진행한다. 전국 어디로든 배송이 되면서도 한우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대구는 퀵배송이 가능해 경매가 끝난 당일에도 한우를 받아 먹을 수 있다.
경매에 참여한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시작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탓에 전체적인 참여자 수는 아직까지 적은 편이다.
신승주 대구한우식당 대표는 최근 한우 유튜브 경매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신 대표는 "13년째 한우 전문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대구의 한우는 품질이 좋으면서도 수도권에 비해 값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며 "투 플러스 나인이라는 최고 품질의 한우를 전국 최저가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한우 경매의 큰 장점"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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