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조원' 대구교육청 금고, 농협이 계속 지키나

오는 12월 대구·서울·부산·강원교육청 금고 약정 만료
대구시교육청, 다음 달 금고 지정 계획 공고… 절차 개시
농협 "높은 접근성 등 강점", iM뱅크는 "응찰 여부 고민"

대구 북구 대현동 농협중앙회 대구본부 사옥. 정은빈 기자
대구 북구 대현동 농협중앙회 대구본부 사옥. 정은빈 기자

올 연말 4개 교육청 금고 약정이 한꺼번에 만료되면서 은행 간 유치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구에서는 교육금고 강자인 농협은행이 수성을 노리는 가운데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체급 키우기에 나선 iM뱅크(대구은행)가 도전자로 나설지 주목된다.

18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금고 지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오는 12월 금고 약정기간이 종료하는 곳은 대구시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 강원도교육청 4곳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은 다음 달 금고업무 취급 금융기관 지정 계획을 공고하고 신청을 접수해 심사·평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를 포함해 16개 교육청(부산 제외) 금고는 농협은행이 운영 중이다. 대구에서는 지난 1981년부터 40년 넘게 농협이 교육청 금고지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농협은 교육금고 운영 노하우와 자본력, 높은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입지를 다져 왔다. 공공기관 금고는 해당 기관 임직원을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고, 상징성에 따른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이번에 대구시교육청이 선정하는 기관은 내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4년간 교육청의 각종 세입금 수납·보관, 세출금 지급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대구시교육청 예산 규모는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4조850억원 상당이다.

주목할 부분은 농협과 대구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인 iM뱅크가 '2파전'을 재연할지다. 지난 2017년까지 iM뱅크는 농협과 교육청 금고를 두고 유치전을 벌였으나 교육청 금고 운영이 사실상 농협 독점으로 굳어지면서 2020년에는 응모하지 않았다.

iM뱅크 측은 "최종 응찰 날짜까지 내부적으로 여러 사항을 고민해보고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대구시교육청은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30점) ▷대출·예금 금리(23점) ▷교육수요자 및 교육기관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 능력(22점) ▷교육기관 기여 및 교육청 협력사업(7점) 등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해 금고 운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대구시교육청의 '탈석탄 금고' 대열 합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지난 2월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를 개정하고 '교육기관에 대한 기여 실적' 항목의 세부 항목으로 '탈석탄 선언 실적'을 포함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금고 운영기관이 농협으로 유지된 건) 공모 때마다 타 은행 참여가 저조했던 이유가 크다. 직전 공모에는 농협만 응찰했다"면서 "교육청에서는 평가표대로 점수를 매겨 운영기관을 선정한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수 수성동 iM뱅크(대구은행) 본점. 정은빈 기자
대구 수성수 수성동 iM뱅크(대구은행) 본점. 정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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