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달 메뉴가 더 비싼 '이중가격제' 확대…소비자 알권리·선택권 침해

외식업계에서 배달앱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오는 24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해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배달앱 등으로 주문하면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천300원 각각 비싸진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롯데리아 매장 모습. 연합뉴스
외식업계에서 배달앱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오는 24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해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배달앱 등으로 주문하면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천300원 각각 비싸진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롯데리아 매장 모습. 연합뉴스

외식업체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에게 가격 차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햄버거 브랜드 상위 5개 중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는 업체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4곳이다. 이들 업체들은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에서 배달용과 매장용 메뉴 가격 차이를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 24일 배달 메뉴 가격을 추가로 올리면서 3년 만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일부 매장만 배달앱을 통해 "배달 가격은 매장과 상이할 수 있다"는 모호한 문구만 게재했고 다른 지점에서는 이런 문구마저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경우가 대다수다.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 관계자는 "본사는 가맹점에 고객 안내 문구를 전달했지만, 아직 문구를 변경하지 않은 점주가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는 자사 앱에서는 배달 메뉴 가격이 단품은 700∼800원, 세트는 1천300원 각각 추가된다고 팝업창에서 공지한 상태다.

맥도날드는 최근 이중가격제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자 배민 내 매장별 페이지에서 "배달 시 가격은 매장과 상이하다"는 안내문을 넣었지만, 상세한 금액 차이는 알리지 않았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대표 상품 배달용 가격은 매장보다 각각 1천300원 더 비싸다. 배달 주문 수량이 많을수록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인데 4인 가족이 맥도날드 빅맥세트나 롯데리아 리아불고기세트를 배달 주문하면 5천200원을 더 내야 한다.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다시 도입한 KFC는 배달앱에서 이중가격제를 전혀 공지하지 않고 있다. 또 버거킹은 배달앱에서 "딜리버리 서비스 메뉴의 가격은 매장 가격과 상이할 수 있다"는 공지만 올렸다.

이중가격제는 햄버거 브랜드뿐 아니라 커피 브랜드, 식당 등에서도 적용된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는 배달용 커피 가격을 500원가량 더 받지만, 매장용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배달앱에도 소비자가 이중가격제에 대한 상세한 공지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쿠팡이츠 등 배달앱 4곳에 공문을 보내 이중가격제 표시를 개선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앞서 소비자원은 지난 2021년에도 햄버거 브랜드 등에 배달 주문과 매장 구입의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주문·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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