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당, 떼거지로 뒷담화 할거면 증인으로 불러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자신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를 두고 조직적인 정치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한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 상황에 놓여 있는데도 민주당 정권은 '한동훈'만 신나게 외치고 있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그는 북한 지뢰 공격과 한미관계 악화 의혹 등을 거론한 뒤 "민주당 신납니까? 마음대로 해 보세요"라며 "민주당 정치 참 한심하다"라고 직격했다.한 의원은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자신을 겨냥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며 관련 사례를 나열했다.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수첩에서 '한동훈 OUT', '한동훈 file'이라는 문구가 포착된 점과 정봉주 당대표 기획특보가 한 의원 관련 의혹을 조사할 전담팀을 구성한 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공세가 이어지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특히 정 특보가 가족팀과 디지털팀, 현대고팀 등 3개 팀을 꾸려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한 의원은 민주당이 자신을 겨냥해 낸 공식 논평만 100여 건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법사위 국감을 '한동훈 국감'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민주당의 공세가 한 달 넘게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의 최근 의정활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그는 "그 기간 동안 저 한동훈이 부적격 법무부 장관 김승원을 저지하고, 북한 지뢰 공격 늑장조사를 저지하고, 사법시스템 붕괴를 초래한 허구의 노무현 조작수사 신화에 처음으로 맞서고, 이종석 국정원장 문제 등 한미관계 파탄을 폭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한 의원은 서영교 민주당 법제사법위원장을 향해서도 직접 공세를 폈다.그는 "바바리맨의 수호자 서영교 민주당 법사위원장, 귀가 간지럽다. 법사위 국감에서도 떼거지로 내 뒷담화만 할거면, 나를 증인으로 부르라"며 "얼마든지 당신들 떼로 덤비는 것 상대해 드릴테니. 민주당에 나를 부를 배짱은 없겠지만 진실의 힘은 당신들 떼거지 머릿수 보다 강하다"라고 적었다.한 의원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의 대응 방식도 문제 삼았다.그는 "국정원이 이종석 국정원장에 대한 우방국 미국의 극도의 불신과 거부 사실을 감추기 위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언론의 입을 막는 언론PG를 연발하면서 '대국민 입장문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며 "국정원은 이종석 국정원장을 위해 일하지 말고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한 의원은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원장이 미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이 원장을 둘러싼 한미관계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해 왔다.다만 조현 외교부 장관은 당시 이 원장의 미국 입국 거부 주장에 대해 자신이 아는 한 그런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한 바 있다.
추미애 "한동훈 아이폰 포렌식 사실상 막아"…김지용 직격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과거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사실상 가로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추 지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총장 김오수, 대검 형사부장 김지용이 한동훈 의원 아이폰 포렌식 비용 4억원을 당연히 수사지원비로 특활비 배정을 승인해야 함에도 승인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포렌식 비용이 지원되지 않으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 의원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할 핵심 증거가 확보되지 못했다는 게 추 지사의 주장이다.그는 "당시 휴대전화 포렌식 무산으로 채널A 강요미수 사건과 고발사주 사건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김 후보자 측은 앞서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지난달 23일 "김 후보자가 한동훈 의원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거부했다는 취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채널A 사건은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배제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이 독자적으로 수사해 김 후보자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추 지사는 김 후보자의 검찰개혁 관련 입장도 문제 삼고 있다.그는 지난 7일 밤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자를 겨냥해 "대검 형사부장 당시 검찰개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한 검찰주의자"라며 "이제 와서 출세를 위해 검찰개혁에 공감한다고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을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추 지사는 "도대체 같은 기회주의자 부류에게 무슨 진실된 증언을 하리라고 기대를 거는 것이냐"고 했다.고 전 차관은 추 지사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20년 김 후보자의 검사장 승진을 추천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식자재 업체 직원 3.2m 추락…지게차 이용 폭행 잇따라
작업 중인 직원을 지게차에서 떨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로 경기 김포의 한 식자재 업체 대표가 공소청에 넘겨졌다.앞서 전남 나주에서도 이주노동자를 지게차로 들어 올리는 가혹행위가 발생한 바 있어, 산업현장에서 지게차 등 위험 장비가 사람을 향했을 때 발생하는 폭행·상해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흔들지 말라" 했는데…김포 직원 3.2m 아래 추락경기 김포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김포시 한 식자재 업체 대표 5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인천지방공소청 부천지청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A씨는 지난 6월 9일 김포시 한 식자재 업체에서 지게차를 흔들어 작업 중이던 40대 직원 B씨를 떨어뜨리고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B씨는 당시 높은 선반에 짐을 올리기 위해 지게차 집게 위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약 3.2m 아래로 추락해 잠시 의식을 잃었던 것으로 조사됐다.B씨는 경찰에 "고소공포증이 있으니 흔들지 말라고 했지만 A씨가 계속 지게차를 흔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후 사고 후유증으로 회사를 그만둔 상태다.경찰은 이를 단순 산업재해가 아닌 지게차를 이용한 상해 행위로 판단해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노동당국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공소청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나주선 결박해 지게차로 들어 올려…화성에선 산업용 에어건지게차가 사람을 상대로 사용된 사건은 앞서 전남 나주에서도 발생했다. 큰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이다.2025년 2월 26일 나주시 한 벽돌 제조공장에서는 스리랑카 국적 30대 노동자가 벽돌 더미와 함께 비닐 등으로 묶인 채 지게차에 들어 올려졌다.전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같은 해 8월 27일 지게차 운전자 등 3명을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송치했다.노동당국 조사 과정에서는 지게차 운전자가 2021년에도 다른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유사한 행위를 했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확인됐다.나주 사건은 피해자를 결박한 뒤 지게차로 들어 올렸다는 점에서 이번 김포 사건보다 의도적 괴롭힘의 성격이 훨씬 뚜렷하다.지게차 이외 산업장비가 상해 사건에 사용된 사례도 있다.올해 2월 20일 경기 화성시 한 금속세척업체에서는 60대 업주가 태국 국적 40대 노동자에게 산업용 고압 에어건을 사용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피해자는 장기 손상 등을 입어 치료받았으며, 수사기관은 특수상해와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업주 측은 장난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취지로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지게차와 고압 에어건처럼 원래 작업을 위해 사용하는 위험 장비가 사람을 향하는 순간 단순한 장난이나 작업상 실수로 보기 어려울 만큼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특히 산업·농업·물류 현장에서는 사업주나 관리자·숙련자가 장비를 조작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의 직원이나 이주노동자가 그 주변에서 적재·정리·보조 업무를 맡는 경우가 적잖다. 누가 조종간을 잡고 누가 그 기계 주변에서 일하는지는 원래 정상적인 업무분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위치의 차이가 위협이나 괴롭힘에 이용되는 순간, 산업장비는 작업도구가 아니라 훨씬 위험한 상해 수단으로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청래, 또 美 비자 막혔다…국감 앞두고 '유럽행' 선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면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미주반에서 구주반으로 소속을 변경했다.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까지 외통위 미주반 소속인 정 의원에 대한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다. 외통위 미주반은 오는 11일부터 22일까지 9박12일 일정으로 미국과 브라질, 콜롬비아, 캐나다 등을 찾아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결국 정 의원은 미국 등 미주 지역 대신 유럽을 담당하는 구주반에 합류하기로 했다. 외통위 관계자는 "당초 구주반 소속이던 한정애 민주당·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등이 당무 등 사정으로 유럽 국감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만큼, 정 의원이 구주반으로 소속 반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정 의원을 제외한 미주반 소속 외통위원들은 미국 방문을 위한 절차를 대부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맹성규 민주당 의원과 송석준 국민의힘 외통위원장, 고동진·김건 의원,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6명은 비자 발급을 완료했거나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를 이용해 출국할 예정이다.정 의원도 전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자 발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밝혔다.그는 "미주반 소속으로 국감을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미국 비자가 오늘 현재 국무부에서 계속심사중(Review 상태)이라는 보고를 보좌관으로부터 받았다"며 "허용도 불허도 아닌 상태를 더 기다릴 수 없어서 긴급하게 구주반으로 변경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아직 심사 중이라니 불가피하게 유럽 국감을 가기로 했다"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과거 미국을 방문한 이력도 언급했다. 정 의원은 "이미 2012년 미국을 방문해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진행했다"며 "2014년 국회의원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스티브 쉐벗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등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의 자택을 방문해 만난 바 있다"고 밝혔다.정 의원이 미국 비자 문제로 외통위 미주반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재선 의원이던 2013년 10월에도 정 의원은 외통위 미주반에 편성됐지만 출국 전까지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당시에도 미주 국감팀에서 빠져 구주반으로 이동했고, 미주반에는 당시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대신 투입됐다.정 의원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당초 해외 국정감사반 중 미주반으로 편성돼 지난 (10월) 1일 미국 비자를 신청했지만 16일 출국일을 닷새 앞둔 11일까지도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국회 외통위 행정실로부터 미국 비자가 국감이 지나서야 나올 것 같다는 설명을 듣고 급박하게 구주반(유럽)으로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비자 발급 과정과 외교부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비자 발급과 관련해 미국의 불친절하고 고압적인 태도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외교부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자세"라면서 "외교부의 소극적이고 비협조적 자세가 이런 불미스러운 상황을 초래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1989년 미국 대사관 점거농성 참여 전력이 비자 문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당시 정 의원은 "일각에서 제가 1989년 미국 대사관 점거농성에 참여한 것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이 사안이 문제가 됐다면 작년(2012년)에도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어야 정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李정부, 농심(農心) 얕보다 '화들짝'…농지·CPTPP 제동
대한민국 정치에서 '농심'(農心)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져왔다.농촌 인구는 과거보다 크게 줄었지만 농업에 종사하는 부모와 도시에 사는 자녀, 고향의 농지와 상속 문제 등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여전히 넓다. 농촌 문제가 농민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8일 정부의 움직임은 그런 '농심의 무게'를 한꺼번에 보여준 날로 기록될 만하다.오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을 내놨다. 투기가 아닌 상속농지와 고령농·관행적 임대차, 복잡한 소유관계 농지, 맹지·영농곤란 농지, 미허가 농업시설 등은 처분 절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특별조치법을 만들겠다고 했다.오후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CPTPP 가입을 올해 안에 신청하지 말라고 제동을 걸었다.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는 일본·호주·캐나다·멕시코·베트남·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대형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상품 관세뿐 아니라 서비스·투자·디지털 통상 등 폭넓은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요구한다. 한국이 가입하면 수출시장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농축수산물 수입 증가와 국내 농어업 생산 감소 우려도 함께 제기돼왔다. 정부 역시 농림수산업에서 상당한 생산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해 농어민 반발이 가입 논의의 주요 변수로 꼽혀왔다.이같은 행보를 보인 청와대가 밝힌 이유도 분명했다."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다."하루 사이 농지와 통상이라는 서로 다른 두 정책에서 동시에 '농민 신뢰'가 정부의 속도조절 이유가 된 셈이다.◆쌀시장 개방에 사과한 김영삼…농특세까지 만들었다농심의 반발이 정부 정책을 크게 흔든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다.김영삼 대통령은 쌀시장 개방을 막겠다고 약속했지만 협상 결과 최소시장접근 방식의 쌀 수입을 받아들여야 했다. 농촌의 반발과 국민적 불안이 커지자 김영삼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에 나섰고, 이듬해 대통령 직속 농어촌발전위원회를 만들었다.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농어촌특별세를 신설해 10년 동안 별도 재원을 마련했고, 기존 농어촌구조개선사업 42조원에 더해 농특세 재원 15조원을 농촌에 투입하는 대규모 후속대책을 내놨다.개방 자체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농민 반발 뒤 정부 정책의 규모와 방향이 크게 달라진 대표적인 사례다.◆FTA도 그냥 밀어붙이지 못했다…지원금·기금이 따라붙었다2000년대 이후 자유무역협정에서도 비슷한 장면은 반복됐다.노무현 정부는 농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한·칠레 FTA를 철회하지 않았다. 다만 비준은 여러 차례 진통을 겪었고 농업 피해 지원과 구조조정 대책이 협정 추진 과정의 핵심 정치적 과제가 됐다.2015년 한·중 FTA 때는 더욱 구체적이었다. 비준을 앞두고 농어민 피해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자 여야정은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1조원을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 정부는 10년 동안 1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 농어업 지원책을 마련하고 피해보전직불제 보전비율도 높였다.주목할 건 그때 약속했던 상생기금이 11년 뒤인 이날 다시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는 CPTPP 가입 속도를 늦추면서 한·중 FTA 당시 약속했던 1조원 가운데 아직 채워지지 않은 7000억원을 정부 재정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과거 농심을 달래기 위해 만든 약속의 미완성분을, 또 다른 시장 개방 논의를 앞두고 정부가 다시 꺼내든 셈이다.◆개방은 했지만 그냥 가지 못했다…WTO 때도 반복된 장면문재인 정부 때도 비슷했다.2019년 정부가 향후 WTO 협상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하자 농민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와 농민단체 간담회가 파행됐고 농민들은 공익형 직불제 도입과 농업예산 확대, 농어촌상생기금 부족분 정부 출연 등을 요구했다. 정부는 개도국 특혜 포기 방침 자체를 되돌리지는 않았지만 농업 지원 확대와 공익형 직불제 도입 등을 약속하며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그러고 보면, 역대 정부는 통상과 개방이라는 큰 방향에서는 물러서지 않더라도, 농심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결국 별도의 재정·보상·제도개편 카드를 꺼내야 했다.◆이번에는 '사후 보상' 전에 멈췄다그런 점에서 8일 이재명 정부의 대응은 과거와 조금 다른 면모가 있다.과거에는 시장 개방을 결정하거나 협정을 체결한 뒤 농민 반발을 달래기 위해 보완책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그런데 이번에는 CPTPP 가입 신청 자체를 아예 일단 멈췄다. 또한 농지 전수조사에서도 조사 원칙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대신 특별법까지 만들어 일반적인 상속·임대·미허가 농지는 처분 대상에서 빼겠다는 방향을 택했다.두 사안 모두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의 속도를 농심 때문에 조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정치권에서 오래된 말처럼 쓰이는 '농심이 곧 민심'이 언제나 통계적으로 맞는 명제일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 현대 정치사를 돌아보면 농촌에서 시작된 불만을 단순히 농촌 안의 목소리로 치부했다가 뒤늦게 더 큰 비용을 치른 정부는 적지 않았다. 결코 함부로 대할 수 없다.이번에 정부가 농지와 CPTPP라는 두 현안에서 동시에 브레이크를 밟은 것은 그 오래된 정치적 학습효과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비록 농촌 인구는 점점 줄어도 농심의 정치적 무게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것.역대 정부가 여러 차례 배운 교훈을 이재명 정부도 다시 확인한 하루였다고 볼 수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을 허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감사 서한을 보냈다.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하고 "북한군 포로 리모씨와 백모씨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한국행을 허용한 젤렌스키 대통령 귀하의 대승적 결정을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이어 "우리는 보편적 인권과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근거한 젤렌스키 대통령 귀하의 북한군 포로 문제 처리가 우크라이나 국민이 선출한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나 의원 측은 해당 서한을 우크라이나 정부에 온라인으로 전달했으며, 외교채널을 통해 실물 서한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나 의원은 이번 감사 서한 발송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그는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이토록 격노하며 대사 소환이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취할 일인가"라며 "절차상의 공개 여부에 일부 이견이 있고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에게 감사해야 할 인도주의적·안보적 성과"라고 했다.이어 "MDL(군사분계선) 지뢰로 우리 장병을 해친 북한이나 침략국 러시아에는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송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이재명 정권, 거꾸로 가도 한참 거꾸로 간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야권 겨냥 "美 비자 문제 극단적 주장, 자제 부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자신의 미국 비자 발급 지연을 두고 야권 일각에서 비판과 조롱이 이어지자 "지나치게 극단적 주장을 하거나 한미동맹을 해치는 발언은 한·미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요청했다.정청래 의원은 9일 낮 12시 47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제 미국비자 문제로 지나치게 극단적 주장을 하거나 한미동맹을 해치는 발언은 한·미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부탁한다"고 밝혔다.이는 전날 정청래 의원의 미국 비자가 국정감사 출국을 앞두고도 발급되지 않으면서 야권에서 과거 반미 학생운동 전력과 연결한 공세가 이어진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김문수 "반미투쟁 반성커녕 무용담으로 미화"앞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청래 의원의 비자 문제를 계기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함께 거론하며 "과격한 반미투쟁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무용담으로 미화해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한동훈 무소속 의원 역시 전날 정청래 의원의 비자 미발급을 두고 "미국이 대한민국 집권당 직전 당대표의 국감을 위한 미국 입국을 거부했다"며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미국 측의 불신 신호라는 취지로 해석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정청래 의원의 비자 심사 지연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정청래 의원은 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에 참여한 전력이 있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비자 지연과 과거 전력이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청래 의원은 과거에도 "그 사안이 문제였다면 2012년 미국 방문 때도 비자가 나오지 않았어야 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이미 두 차례 방미…언제든 한미우호 기여"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이 과거 미국을 두 차례 방문한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두 차례 방미활동을 했고 언제든지 한미우호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정청래 의원은 2012년 미국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활동을 했고, 2014년에는 국회의원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현지 정치권 인사들과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이를 가리킨듯 그는 앞서 낮 12시 32분쯤 '2014년 방미당시, 미하원 아태소위원장을 만났을 때 외교활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적고 관련 기사를 첨부하기도 했다.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국무부의 비자 심사가 출국 전까지 완료되지 않으면서 외통위 미주반에서 구주반으로 이동해 유럽 지역 재외공관 국정감사에 참여하게 됐다.정청래 의원은 글 말미에 "유럽국감 잘 다녀오겠다"고 덧붙였다.
흙으로 빚어낸 불상에 구도와 명상의 세계를 담아낸 류종상 작가의 특별한 불교조각 전시회가 경북 문경에서 열려 불교계와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문경 갤러리 '아름다운선물101(문경공간 아란.대표 정창식)'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황토와 백토, 청자토, 옹기토 등 다양한 흙으로 빚어낸 토불(土佛)을 통해 전통 불교조각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지역 사찰 스님과 불교 신도는 물론 주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으며, 김학홍 문경시장도 관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6일 시작된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 류 작가가 문경에 정착한 지 10년 만에 지역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류 작가는 상주 함창고등학교 미술부 활동을 계기로 미술과 인연을 맺었으며, 대학에서 현대조각을 전공했다.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불교미술의 이론과 교리를 공부하며 작품세계를 확장했다.그는 2013년 제27회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조각 부문에서 '금동준제보살좌상'으로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 작가다.이번 전시의 핵심 소재는 흙이다. 작가는 전통 불상이 지닌 엄숙하고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황토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살려 관람객들이 불교조각을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불법을 수호하는 동진보살과 사천왕 등 신장상도 기존의 위엄 있고 험악한 모습 대신 어린아이처럼 친근하고 해학적인 모습으로 재해석했다.전통적인 상징과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해 불교조각의 표현 영역을 넓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현대인의 명상과 참선의 의미를 담은 '12지신 참선상'도 주요 작품 가운데 하나다. 각자의 띠를 상징하는 12지신이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관람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문학과 불교의 만남을 시도한 작품도 관심을 모은다.생텍쥐페리의 작품 '어린 왕자'를 불교의 구도 과정과 접목해 만화풍으로 표현한 작품은 어린 왕자의 여정을 화엄경 속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찾아 53선지식을 만나는 과정에 빗대어 풀어냈다.익숙한 문학 작품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과 깨달음의 의미를 보다 쉽게 전달하려는 시도다.선방에서 사용하던 전통 문짝을 활용한 '용맹정진'은 수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진하는 모습을 담아 수행의 진지함과 공동체적 의미를 표현했다.관세음보살 작품 역시 다양한 흙의 특성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황토뿐 아니라 백토와 청자토, 옹기토 등을 사용해 각기 다른 질감과 색감을 살렸으며, 두 팔을 벌린 관세음보살상은 모든 것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전통 불교조각에 현대적이고 포용적인 이미지를 더했다는 평가다.류 작가는 "기존 불상이 가진 엄숙하고 어려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황토가 주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통해 대중이 보다 편안하고 친숙하게 불교조각을 접할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불교의 가르침을 보면 흙은 만물의 근원"이라며 "모든 것이 흙으로 이루어지고 흙으로 돌아가듯 흙은 모든 형태를 이루는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 했다.
대구 서구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사진전 '다큐 in 서구'가 서구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대구 서구는 한때 섬유·염색산업을 중심으로 대구의 성장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산업지역이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함께 도시의 모습도 달라졌지만, 최근에는 서대구역을 비롯한 도시개발과 주거환경 개선, 도시재생 등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익숙했던 공간에 새로운 풍경이 더해지고, 사람들이 다시 모이는 도시의 모습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 놓인 서구의 현재를 사진으로 기록한 전시다. 권진웅 사진가가 서구 곳곳을 직접 누비며 기록한 2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도시가 지닌 다양한 표정에 주목한다. 서구청의 밤 풍경과 하늘에서 내려다본 그린웨이, 서대구역에서 바라본 도시의 전경, 이현공원의 그리팅맨, 비원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비산노인복지관과 백년식당, 대구 최초의 성당인 새방골성당의 풍경까지, 공간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담아냈다.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도시를 넓게 조망하고 일상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사이, 건물과 길로 이루어진 풍경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소로 다가왔다"며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 사람들이 머물고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풍경, 그 안에서 평범하게 이어지는 하루를 지금의 서구로 기록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조각부터 회화·영상…최혜수 개인전 '스쳐도, 연결되는'
시각예술가 최혜수의 개인전 '스쳐도, 연결되는(Even as We Pass, We Are Connected)'이 오는 16일부터 11월 5일까지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 1층 갤러리454에서 열린다.최혜수 작가는 프랑스 툴롱 미술대학교에서 예술을 전공하고 벨기에 브뤼셀 왕립미술대학교에서 조각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24년 안젤리미술관상, 2021년 포르쉐코리아 '드리머스 온 아트 어워드', 제7회 가송예술상 우수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7년 브뤼셀 어포더블 아트페어의 '벨기에 젊은 작가(Young Belgian Talents)'에 선정됐다.그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삶의 순간을 관찰하고 기록해왔다. 사람과 사물, 자연과 도시,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면과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작은 변화에 주목하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고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는 과정을 조형적 언어로 탐구한다.이번 전시는 무수한 사람들의 일상과 발걸음이 교차하는 상업 공간 속에서,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치는 관계와 연결의 구조를 바라본다. 폐쇄된 전시장이 아닌 개방된 공간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람객이 작품 앞에 의도적으로 멈춰서기보다 일상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품과 마주하도록 구성된다.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 연작인 '따개비(Barnacles)', 'The Love', '숨결(The Breath of Life)'을 비롯해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영상 작업 'The Love: Inner Starfield'와 웹 기반 AR 인터랙티브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조각과 회화, 영상과 웹 기반 AR에 이르는 서로 다른 작업들은 이번 전시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환경에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 작은 단위들이 서로를 지탱하며 이루는 관계의 구조, 그 관계를 통해 안에서 밖으로 확장되는 생명과 빛이라는 작가의 관심이 물질과 비물질, 현실과 디지털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개된다.작가는 "이번 전시는 빠르게 이동하고 끊임없이 교차하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우리가 서로를 완전히 알지 못한 채 지나치더라도, 만남과 경험의 흔적은 각자의 삶 어딘가에 축적되고 있음을 얘기한다"며 "스쳐 지나가는 순간 역시 하나의 관계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한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 무엇으로 남는지를 조용히 질문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다이텍연구원은 지난 8일 전북 전주에서 '탄소복합체 가상공학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탄소복합체 가상공학센터는 전북지역 탄소산업을 비롯한 소재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연구개발 역량 고도화를 위해 구축됐다. 지난 2022년 12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전주대학교, 다이텍연구원 간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2024년 9월 착공해 올해 3월 준공됐다.센터는 총 3층 규모로 조성됐다. 1층에는 탄소·고분자·복합소재의 물성평가와 구조·화학 분석을 위한 시험분석 공간이 들어섰다. 2층은 연구개발 및 기술협력 공간, 3층은 기업·대학·연구기관 간 기술교류를 위한 세미나 및 회의 공간으로 구성됐다.다이텍연구원은 센터를 기반으로 소재·시뮬레이션·인공지능(AI)을 핵심 기술 분야로 육성할 계획이다. 소재 분야에서는 탄소와 고분자 및 복합소재 특성을 분석한다. 또한 제품·부품의 설계 최적화, 내구성 및 수명 예측 등을 수행하고 향후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성능 예측으로 연구 영역을 확대한다.이미 센터 구축 과정에서 신규 연구개발사업 14건을 확보했으며, 37개 기업과 신규 협력체계도 구축했다.이날 개소식에서는 중장기 발전 방향을 담은 '탄소복합체 가상공학센터 VISION 2035'도 발표됐다. 다이텍연구원은 수소·이차전지·환경·방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연계한 전략 연구개발을 추진한다.최재홍 다이텍연구원장은 "탄소복합체 가상공학센터는 다이텍연구원이 보유한 소재 분야의 전문성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기반으로 AI까지 연계하는 연구거점이 될 것"이라며 "지역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과 연결해 전북 기업의 기술 고도화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현대장신구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 '트랜슬레이션(translation)'이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수성아트피아 2전시실에서 열린다.이번 전시에는 서울과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동희, 이도영, 유다흰, 정선경, 정수빈, 진상아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전시명은 하나의 의미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번역'에서 출발한다. 번역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언어의 특성과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해석을 거치며 새로운 형태로 표현되는 과정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번역의 개념을 현대장신구의 기법, 색, 재료를 통해 살펴본다.참여 작가들은 공통된 요소를 바탕으로 작업하지만, 각자의 경험과 감각, 재료에 대한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김동희와 이도영은 모두 위빙 기법을 사용하지만, 김동희는 나일론을, 이도영은 은을 주요 재료로 선택한다. 유다흰과 정수빈은 색을 중심으로 작업하면서도 색박과 비즈, 빨대와 면사 등 서로 다른 재료를 활용한다. 정선경과 진상아는 모두 칠보를 사용하지만, 한 작가는 평면으로, 다른 작가는 입체로 재료를 풀어낸다.이처럼 같은 기법과 재료, 색에서 출발한 작업은 작가의 선택과 표현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와 분위기의 장신구로 확장된다. 전시는 작품을 하나의 기준으로 비교하기보다, 공통된 출발점이 각자의 조형 언어를 거치며 어떻게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둔다.특히 이번 전시는 현대장신구가 금속이나 보석과 같은 전통적인 재료에만 한정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나일론, 빨대, 면사, 플라스틱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는 작가의 해석을 거쳐 새로운 장신구의 형태로 변화한다. 관람객은 익숙한 재료와 다양한 기법이 현대장신구 안에서 어떻게 새롭게 번역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작품의 우열이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조건에서 시작한 작업이 작가의 선택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얘기한다"며 "관람객이 재료와 장신구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갤러리 신라 대구, 현대미술 기획전 '블랙 이즈 낫 블랙'
갤러리 신라 대구가 기획전 '블랙 이즈 낫 블랙(BLACK IS NOT BLACK): 블랙 이즈 낫 어 컬러(Black is not a color)'를 선보이고 있다.이번 전시는 솔 르윗, 아키오 이가라시, 귄터 옴버그, 베르나르 오베르탱, 곽인식, 리차드 세라, 리차드 롱, 니콜라스 샤르동, 로버트 베리 등 9명의 현대미술가의 작품을 통해, 검정이라는 하나의 색이 어떻게 서로 다른 예술적 언어로 확장돼왔는지를 살펴본다.검정을 색채가 아닌 하나의 예술적 질문으로 바라보는 이번 전시는 검정을 특정한 색이나 시각적 이미지로 규정하지 않는다. 검정은 작품에 따라 개념, 물질, 공간, 깊이, 침묵, 흔적, 무게, 시간, 언어와 인식으로 변화한다.솔 르윗에게 검정은 개념과 질서의 언어가 되며, 귄터 옴버그에게는 깊이와 침묵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베르나르 오베르탱의 작업에서는 불과 소멸의 흔적이 되고, 곽인식에게서는 행위와 물질이 남긴 흔적으로 나타난다.또한 로버트 베리의 '블랙 미러'는 검정을 거울이라는 매체와 결합해 작품과 관객, 공간과 시선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리차드 세라의 검정은 무게와 압력, 공간의 감각으로 확장되며, 리차드 롱의 흑백사진에서는 자연과 이동, 시간의 흔적을 담아낸다.아키오 이가라시와 니콜라스 샤르동의 작업은 검정을 표면과 구조, 회화의 근본적인 문제로 다시 연결한다.갤러리 신라는 "검정이 어떻게 개념이 되고 표면과 깊이가 되며, 불과 흔적, 물질과 공간, 시선과 반영, 시간과 회화의 문제로 변화하는가를 보여주는 전시"라며 "검정을 하나의 색이 아닌 다양한 의미와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동시대 현대미술 작가들의 예술적 시각과 방법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시는 11월 2일까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보류 사태를 계기로 정청래 의원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과거 학생운동 전력을 한꺼번에 소환했다.김문수 전 장관은 9일 오전 9시 58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미·중 패권경쟁"이라며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중심축이고 중국은 공산주의의 중심축"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주한미군 주둔을 거론한 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중국·북한과 붙어 있기 때문에 공산당·좌파가 득세하기 쉽다"고 했다.그러면서 정청래 의원과 김민석 대표, 박선원 의원을 직접 거명했다.김문수 전 장관은 "정청래·김민석·박선원 등 민주화운동권이 모두 반미투쟁으로 감옥까지 갔다 왔다"며 "그런데 이들은 미국문화원 점거, 미국대사관저 침입 등 젊은 날의 과격한 반미투쟁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민주화운동이었다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며 정치적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정청래, 1989년 美대사관저 점거 사건으로 징역 2년정청래 의원은 1989년 전대협 소속으로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에 참여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집회·시위법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화염병사용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1990년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정청래 의원은 최근 외교통일위원회 해외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 비자를 신청했지만 출국을 사흘 앞둔 8일까지 미국 국무부에서 '계속 심사 중' 상태에 머물렀다. 결국 미주반에서 구주반으로 옮겨 유럽 지역 국감에 참여하기로 했다. 정청래 의원은 2013년에도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해 미국 대신 유럽으로 국감 일정을 바꾼 전력이 있다.다만, 미국 정부는 이번에도 비자 심사 지연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김민석·박선원도 1985년 美문화원 점거 사건으로 실형김민석 대표와 박선원 의원은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과 연결돼 실형을 선고받았다.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자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이었던 김민석 대표는 미국문화원 건물에 직접 들어가 농성한 것은 아니지만 사건을 배후에서 주도한 혐의로 처벌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공개자료에 따르면 김민석 대표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사면·복권됐다.박선원 의원 역시 당시 연세대 삼민투 위원장으로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수감생활을 했다. 공개된 판결 기록 등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집회·시위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사면됐다.김민석 대표와 박선원 의원은 모두 이 사건을 당시 전두환 정권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미국의 책임 문제를 제기한 민주화운동의 맥락에서 설명해왔다. 김민석 대표는 2025년 총리 후보자 청문 과정에서도 당시 미문화원 점거 농성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의 문제 제기 자체는 정당했다고 밝혔다.◆김문수 "정청래 비자 문제, 과격 반미운동 반성 않는 데 있어"김문수 전 장관은 최근 정청래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지연도 이 같은 과거 전력과 연결지었다.김문수 전 장관은 "미국 정부가 비자 발급 심사를 할 때마다 정청래가 문제 되는 것은 주한 미국대사관저 습격사건이 흉측한 집단테러였기도 하지만, 과격한 반미운동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무용담으로 미화하여 정치생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남-북 'DMZ 지뢰' 정면충돌…"北 매설" vs "서투른 술책"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을 두고 남북이 유엔 무대에서 정면 충돌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자 북한은 한국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했다.차지훈 주유엔 대사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일반토의 연설에서 "지난 9월 21일 DMZ 내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3명의 군인이 부상했다"고 밝혔다.이어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지원하고 법과학적 분석을 거친 합동 조사 결과, 해당 폭발은 군사분계선(MDL) 남측에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에 의해 발생한 것임이 확인됐다"며 "이는 한국 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차 대사는 북한에 책임 있는 대응도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이러한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공개 사과와 함께 책임있는 조치를 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북한은 즉각 답변권을 행사해 한국 측 주장을 반박했다.북한 측 대표는 "한국(ROK)이 언급한 이른바 '지뢰 폭발 사건'은 정당한 주권 행사인 남측 접경지 요새화 조치를 군사적 침략으로 규정하려는 불순한 방해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한국이 자신들의 책임을 북한에 떠넘기려 한다며 군부의 '서투른 술책'(poor trick)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도 근거로 들었다. 북한 측은 정 장관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 당국자조차 이번 지뢰 폭발을 북한의 고의적 공격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정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북한 지뢰 폭발과 관련해 '아직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북한 측은 한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남쪽 접경지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단호하고 과감하게 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는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내놓은 담화와 같은 맥락이다. 김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이번 지뢰 폭발 사건을 '자작 광대극'이라고 표현하며 한국 측 주장을 조롱했다.남북 간 공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국 측이 다시 답변권을 얻어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고 북한도 재차 발언권을 행사했다.안지인 주유엔 대표부 참사관은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합동 조사와 법과학적 분석 결과를 근거로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가 폭발 원인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입증됐다고 강조했다.이에 북한 측은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며 자국 영토 내 군사적 주권 행사 문제를 한국과 논의할 뜻이 없다고 맞섰다. 이어 "협상이 아닌 철저한 힘의 행사를 통해 영토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차 대사는 이날 연설에서 DMZ 지뢰 폭발 사건뿐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북·러 군사협력도 비판했다.그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안보는 물론 전 세계 비확산 체제에도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또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북한 대표는 프랑스와 캐나다, 덴마크 등 다른 국가들이 제기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비판에도 반발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미국의 핵 위협으로부터 주권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유엔 제1위원회는 유엔총회 산하 6개 주요 위원회 가운데 하나로 군축과 군비통제, 대량살상무기(WMD) 방지 등 국제 안보 현안을 다룬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충남 태안군 안흥포구를 찾아 지역 상인들과 만나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시험발사 참관을 마친 뒤 인근 안흥포구를 방문해 주민과 상인들의 살림살이와 영업 상황 등을 직접 물었다고 전했다.상인들은 낚시객들이 항구를 찾더라도 식당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영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이 대통령은 낚시 용품을 판매하는 상인에게 장사가 잘되는지를 묻기도 했다. 해당 상인이 지역 민원 해결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이름과 전화번호를 곁에 있던 참모에게 남기라고 안내했다.현장에서는 갑오징어를 손질해 판매하는 상인들과 우럭을 많이 잡았다는 상인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한 상인이 "손이 더러워 쑥스럽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대로 악수를 나누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설명했다.주민과의 대화 도중에는 12·3 비상계엄 이후 집회에 참여했다는 가족 이야기도 나왔다.한 여성이 "저희 언니가 계엄이 선포된 2024년 12월 3일 이후 겨울 내내 집회에 나갔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전해 달라"고 답했다.
한글날 100주년을 맞은 가운데 정치권이 일상적인 우리말에까지 진영의 색깔을 덧씌우면서 '언어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어를 정치적 의미로 왜곡하거나 지역 방언을 특정 진영 언어로 규정하면서 우리말 의미와 사용 영역을 오히려 좁히고 있다. 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에서 사용되는 '좌아하게'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1일 X(구 트위터)에 지지자 계정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많이들 함께 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고 적었다. '좌아하게'는 '우아하게'의 '우'를 정치적 좌우의 '좌(左)'로 바꾼 표현이다. '좌아하다'의 '좌아(坐衙)'는 실제 국어사전에 등재된 말로 '벼슬아치가 관아에 출근해 있다'는 뜻이다. 지역 방언이 정치적 표현으로 오해받은 사례도 있다. 경남 거제 출신 한 아이돌 멤버가 유튜브에서 "무섭노"라고 말한 것을 두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말이라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혜정 한국독서학회장(경북대 국어교육과 교수)은 이 같은 현상을 '언어의 정치화'로 진단했다. 김 교수는 "언어 자체는 가치 중립적인 의사소통의 도구인데, 이를 정치적 입장이나 특정 집단의 정체성과 연결해 해석하는 것이 언어의 정치화"라며 "특정 단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색깔을 판단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진영에 따라 사용하는 말이 달라지고, 없던 단어까지 만들어내고 있다"며 "말을 해보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선을 긋고 선입견을 갖게 하는 혐오의 언어, 분리의 언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투리 백일장에 우리말 겨루기 "세종대왕님 뿌듯하겠네"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자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이해 9일 한글날 대구 곳곳에서 다양한 '한글' 행사가 개최된다.우선 경북대학교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경상도 사투리를 활용한 백일장을 연다.경북대 박물관과 한국어문화원은 한글날 교내 박물관 야외전시장 월파원에서 '사투리 백일장-복현골에 핀 글꽃을 찾습니다'를 개최한다.백일장은 초등부와 중·고등부, 일반부로 나눠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행사 당일 공개되는 시제에 맞춰 경상 방언을 활용해 글을 쓰게 된다. 주제 적합성과 창의성, 지역어에 대한 이해·활용도 등을 종합해 수상작을 선정한다.각 부문 대상 수상자에게는 경북대 총장상을 수여한다. 최우수상과 우수상에는 각각 박물관장상과 한국어문화원장상이 주어진다.대구시교육청 역시 이달 한달간 지역 공공도서관 10곳에서 우리말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은 11일 '한글을 지킨 내방가사' 행사를 연다. 같은날 남부도서관에선 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위대한 한글, 알고 쓰고 놀고 체험하자' 행사를, 달성도서관은 초등학생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글날, 그림책으로 만나는 아름다운 우리말' 행사를 각각 연다.두류도서관은 가족들이 함께 한글 자음에 해당하는 책 제목을 찾아보는 'ㄱ부터 ㅎ까지, 한글 따라 도서관 한 바퀴'를, 수성도서관은 한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풀어보는 '수성도서관에서 우리말 겨루기' 행사를 한 달간 진행한다.대구간송미술관도 한글날을 맞아 '우리 산, 우리 글, 우리 소리' 특별 주간을 운영한다.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는 특별 주간에는 전시와 함께 한글날 연계 교육과 국악 공연, 관람객 참여형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맞이한다.특히 특별전 '겸재 정선 – 조선의 눈으로 조선을 그리다'와 한글날을 맞이해 진행되는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 '우리 산, 우리 글'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와 한글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참가자들은 촉각을 활용해 정선의 작품 속 산과 바위, 물의 표현을 손끝으로 직접 만지며, 한글 도장을 활용해 작품과 어울리는 시구절을 찍어 '나만의 제화시(題畵詩)'를 완성해 볼 수 있다.10일 오후 4시, 미술관 박석마당(야외)에서는 국악 공연 '우리 산, 우리 글, 우리 소리'가 열린다. 대구국악협회와 함께하는 공연은 실내악 연주, 가야금. 판소리, 사물놀이 등을 통해 그림 속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우리 소리로 생생하게 풀어낼 예정이다.이와 함께 겸재 정선의 예술세계와 진경산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전시 기간 중 운영된다. 성인 대상 심화형 프로그램인 '간송예술강좌'와 함께, 한국화가 장병언 작가와 함께 겸재 정선의 작품을 감상하고, 전통 회화의 표현 방법을 통해 직접 그려보는 '나도 겸재'가 관람객의 참여를 기다린다.이외에도 남구국제스포츠 클라이밍장에선 '2026 한글날 신나는 클라이밍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클라이밍 체험은 한글날 오후 1시부터 3차례 진행되며 현장 접수로 참여가 가능하다.
李 대통령 옥죄는 '대북송금'…野 "이화영에 약점 잡혔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석방을 공개 요구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이 대통령이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 전 부지사 측에게 어떤 약점을 잡힌 게 아니냐고 몰아세우며 이 대통령 사건 재판 재개도 압박했다. 야당은 이 전 부지사의 다수 접견 기록을 근거로 여권이 '입막음'을 시도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나섰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옥의 이화영도 화가 단단히 났다고 한다. 불법 대북 송금이 단독 범행이라고 그렇게 우기더니 가석방 안 시켜주면 뭐라도 터뜨릴 모양"이라며 "(이 대통령은) 당장 이화영 지뢰 하나만 터져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정점식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북한 지뢰 도발과 정전협정 위반에도 찍소리 못하는 이유가 뭔가. 대북 송금 사건으로 북한 김정은에게 약점 잡힌 게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이화영과 김정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곤궁한 처지"라고 비꼬았다.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당당하게 재판받겠다고 선언하고 대한민국 파괴 행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개혁신당 역시 국민의힘과 궤를 같이 했다. 이기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나를 가석방해주지 않으면 이재명 (당시 경기도) 도지사가 결재한 부분과 연관된 부분들을 세상에 다 폭로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이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반(半)협박으로 들린다"며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대장동 공범', '대북 송금 공범', '성남FC 공범'들에게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야권에서는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총 454번의 외부 접견을 하는 등 사실상 '1일 1접견'을 한 것으로 나타난 법무부 자료를 언급하며 '여권 인사들이 이 전 부지사를 찾아 이 대통령과의 연결고리에 대해 입 막음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주진우 의원은 이날 이같은 사실을 거론하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범 이재명을 불지 말아 달라는 요청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한편, 이날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법무부 차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화영 대상자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법에는 각 형에 대해 3분의 1 이상의 유기징역형이 집행돼야 기본 요건을 갖추는데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야 강대강 대치, 국감 첫 주 뒤흔든 '조희대 작심발언'
이재명 정부 두 번째 국정감사가 첫 주부터 여야의 거센 충돌로 얼룩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전례 없는 국감장 답변 요구에 이어 자진사퇴까지 촉구하자 국민의힘은 이를 '의회 내란'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여야는 8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미래대응기금, 북한 지뢰 대응 등 주요 현안을 두고도 곳곳에서 충돌했다.정치권에 따르면 국감 첫 주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단연 조 대법원장이 꼽힌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감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자 직접 답변에 나섰다.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재제청 논란과 관련해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관여할 수 없다"고 작심발언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국회의 검증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갔고,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자진사퇴까지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을 국감장에 붙잡아 놓은 것 자체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증인 선서를 강요하고 위헌적이고 모욕적인 질문을 퍼부으며 국감장에 감금했다"며 "명백한 삼권분립 위반이고 의회 내란"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공방은 오는 26일 대법원 종합감사에서 한 번 더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이 화두였다. ETF 상품 도입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의 의혹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여러 의견을 듣고 도입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기획예산처 국감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국민의힘은 정부의 '쌈짓돈'이라며 철회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이라고 맞섰다.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국감에서는 비무장지대(DMZ)에서 최근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서는 국민의힘이 사고 초기 군이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 등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자, 민주당은 장병 부상 사고를 정쟁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맞받았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부하가 중상을 입은 상황에서 도발이 아니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뒤엎고 무죄를 선고하면서 주요 정치인들의 다른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당장 비슷한 혐의로 오는 23일 항소심 결과를 기다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물론 내란특검에 의해 기소된 추경호 대구시장의 1심 재판도 다음 달 18일 나오기 때문이다.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 등을 제공받았으나, "상호간 의뢰 및 협의 등 의사 합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원심 재판부는 각종 정황을 근거로 '순차적·암묵적 의사합치'를 인정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좀 더 엄밀한 기준을 세운 것이다. 같은 혐의로 먼저 재판을 받은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역시 2심까지 무죄를 선고 받았다.비슷한 구조의 사건으로 기소돼 항소심 판결을 기다리는 오 시장으로서는 무죄 판결을 기대할 법리적 판단이 누적된 상태다. 재판부 역시 서울고법 형사7부로 동일해 무죄 판결을 기대할 여지가 커졌다.한편으로는 사법의 정치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최근 법원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는 일각의 추측도 나온다. 집권 2년차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여권이 선호할 법한 판결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이 같은 맥락에서 추 시장의 1심 결과 역시 무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풀이도 나온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추 시장의 경우 혐의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비판에도 '정치적 판결'로 유죄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그동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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