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교육제도의 개선

*잘못된 과거는 청산새정부가 들어선후 교육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을 허용한 대학이나 그것을 청탁한 학부모들에게 책임을 물었고 그 내용을 낱낱이 드러내었다. 잘못된 과거에 대한 청산작업이다. 그와 함께 초.중.고교생의 학교밖 과외를 전면허용 하는 것과 같은, 장래를 위한 제도개선도 시도하고 있다. 과거청산이든 장래준비이든 두쪽 작업의 공통점은 폐쇄적이 아니고개방적이다. 묶는 것이 아니라 푸는 편이다. 묶는다는 것은 힘으로 제약을가하는 것이라면 푼다는 것은 그 힘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강을버리고 유약을 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학생의 내기같은 의문제기라 할지 모르나, 과연 강한것과 부드러운 것이다투면 어느쪽이 이길까. 얼핏 생각하면 강한것이 이길 것이라 여겨지겠지만일부 동양사상은 부드러운 것이 이긴다고 본다.

{노자}에, 군대가 강하면 멸망한다는 대목이 있다. {사람의 몸이 살아 있을때는 부드럽고 죽으면 굳어진다. 초목 역시 살았을때는 부드럽고 죽으면 말라버린다. 그러므로 유약은 삶의 현상이요 견강은 죽음의 현상이다. 군대도 강하면 멸망하고 나무도 강하면 꺾인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이 사상이 오늘같은 컴퓨터시대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믿을 수는 없는일이지만 인간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는 교육에 있어서는 크게 참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우리 교육이 군대식훈련과 같은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강을 이기는 유

부모들은 자녀가 강해야하고 집밖에 나서면 어떤 경쟁에 있어서도 남에게 이기고 돌아와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부모들의 교육관이 이러하니 학교인들다를 수 없어서 학생들을 입시라는 경쟁의 터로 내몰고 있다. 그 결과 일정시간안에 많은 것을 가르치려니 인간교육은 뒷전에 밀쳐지고 외어서 머리에많이 넣는 암기 위주가 된다. 암기는 창의성을 필요로 하지않기 때문에 두뇌를 굳어지게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학생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그다음이 중학생 고등학생..., 갈수록 떨어져 대학생이 가장 열등하다고 한다.강하게만 가르치면 된다는 군대식 훈련같은 교육이 결국 선진국의 풀어서 부드럽게 가르치는데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이른바 명문이라는 대학까지 끼여서 수십개 대학이 입시부정대상에 이름을드러내고, 교수와 사회지도층이 수백명의 부정학부모 명단에 함께 오른다는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들만이 부끄러운게 아니다. 어찌보면그들은 치열했던 입시경쟁의 이긴 사람이면서 진 사람이고 잘못된 교육풍토의 희생자 일수도 있다. 정작 돌을 맞아야 할 것은 방법이나 수단은 어떻든강하게 자라 누구에게나 이기고 봐야한다는 우리의 교육관이다.요즘 제기되고 있는 교육제도개선안은 지난날의 과열경쟁에 대한 반동이며반성일 것이다.

*묶기보다 풀어라

과외수업의 전면허용은 과열경쟁이 현실적으로 과외수업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왔다고 보고 공급쪽을 양성화하여 원활하게 해주자는 것이며, 고교입학 선발고사를 폐지하고 내신성적만으로 하자는 것은 사실상 선발기능이 유명무실할바에야 형식적인 시험을 없애 중학교육에 여유를 주자는 주장이다.묶어두기보다는 푸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렇게해도 역시 부작용은 있게 된다. 그것은 푸는데서 오는 새로운 반동과 그 비용부담이다. 과외전면허용에는 조기교육열의 자극과 사교육비부담이 따르고, 고교입학을 중학교내신제로 하면 내신성적산정의 공정성 문제가 나오게 될 것이다. 부작용이심하면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래서 제도는 순환하게 마련인데, 그래도 교육제도만은 묶는 것보다는 푸는 쪽이 낫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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