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11보선 민자1패...정가파장

o...쾌속순항을 거듭하던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정국이 일격을 당했다. 김대통령이 가장 흠모하는 김명윤후보가 예상을 완전 뒤엎고 명주-양양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것이다.정가는 다른 두곳의 승리에도 불구, 이번 명주-양양에서의 패배는 민자당에게 뼈아픈 상처를 남겨주었다고 분석하고 향후 정치적 파장에 비상한 관심을기울이고 있다.

현재 민자당은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한 상당한 충격에 휩싸여 있으며 민주당은 그간의 무력증에서 탈피하는 호기를 맞아 축제분위기를 보이고 있다.이처럼 명주-양양 보궐선거결과가 정국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는이번선거가 {민자당이 깃대만 꽂으면}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개혁의 열기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는 시점에 치러진데다 김후보가 사실상 김대통령의 대리인성격으로 출전하고 당이 총력전을 펼쳤는데도 선거에서 졌기 때문이다.*여야관계 변화소지

물론 명주-양양 선거결과를 놓고 민자, 민주 양당간의 해석은 각각 다르다.우선 민자당은 패인을 김후보의 지역연고취약성에서 찾고 있는 반면에 민주당은 신권위주의에 입각한 문민독재와 사정의 무원칙과 무형평성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을 내렸다고 보고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선거가 개혁출범 1백일시점에서 치러졌다는 점에서 개혁의 {중간평가}로 규정, 앞으로 개혁방법과 내용을 갖고 대여공세를 한층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가는 이번선거결과를 놓고 강원도가 여권우세지역인점을 감안할때 민주계독주가 여권인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또 재산공개파문의 희생이 컸다는사실과 지역연고취약인물의 공천등 다양한 원인을 들고있다.정가는 이번 선거결과가 새정부의 개혁드라이브를 근본적으로 수정시킬 정도의 핵폭탄은 아니라는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민자당이 평소 개혁평가쪽으로무게를 실었던 사실에 비춰볼때 일단 개혁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분명하다는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명주-양양보궐선거결과는 민자당과 민주당 내부에 각계파간의 파워게임에 적잖은 여파를 미치고 일방적인 여야관계에도 변화의 소지를 만들어 주고있다는게 정가의 공통된 얘기다.

우선 민자당은 민주계독주가 제동이 걸리게 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겉으로는 이같은 모습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속으로는 민주계의 위축은불가피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던 민정, 공화계는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사실 그동안 민주계가 당을 완전 장악, 민정계를 소외시킨채 소수의 인원을총가동 개혁드라이브를 추진해온데다 6개보궐선거지역모두를 자기세력으로심었던게 사실이다.

때문에 민정공화계는 이번을 계기로 13개지역조직책선정과 정치권물갈이가민주계구상대로 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나타내고 있다.사실 김후보의 정계입성좌절로 가장 이문을 볼 인사는 김종비민자당대표라는데는 이론이 별로 없다. 김후보는 민주계의 유일한 원로인데다 차기 당대표,국회의장물망에 {0순위}로 올라있었기 때문이다.

*황총장 경질소문도

o...선거결과에 대한 민자당의 충격을 감안, 벌써 황명수사무총장경질설이나돌고 있으며 당내에서 김대통령의 노기가 자칫 {또 다른 폭풍우}로 연결될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떠다니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선거로 향후 정국의 입지를 강화할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새정부의 개혁위세에 눌려 {제2당} {야당}의 기능을완전 상실했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었다. 또 착근하지 못하고 항상 겉돌고 있던 이기택대표의 리더십이 다소 먹혀 들어갈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면서 당은전보다 더 단합된 모양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쨌든 이대표는당의 중심기능 상실의 위기를 넘겼다.

정가는 김대통령의 성향상 이번 선거의 패배에도 불구 민주계중심의 정국운영체제와 개혁 드라이브가 변화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이번 선거는 여야 모두 승패를 떠나 정당대리전으로 전개되면서 과열양상을보였고 흑색선전, 상호비방으로 얼룩지는등 구태를 재연함으로써 국민들을실망시킨 오점을 남겼다.

*개혁추진 겸허하게

o...청와대는 이번 명주.양양보궐선거에서 김명윤후보가 패배한데 대해 내심적지않은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평가.

한 고위관계자는 [아전인수일지 모르나 공명선거를 해치지 않았다는데 의의가 있는것 아니냐]며 [겸손하게 받아 들인다]고 언급.

이 관계자는 김영삼대통령도 [섭섭해 하면서도 담담해 하는 반응]이었다며[정국구조상 잘된것 같다고 생각하시는것 같았다]고 전언.

이 관계자는 또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데 교만해지지않고 겸허해 질수있는계기가 됐다]면서도 [이때문에 개혁작업에 차질이 있을수는 없다]고 강조.그는 특히 [선거는 연고가 없고 나이많은 사람은 곤란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해 다음 총선에서의 대폭 물갈이를 은연중 암시.

*민주 득표율 높아져

o...예천지역의 경우 유권자들은 유학성전의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있었다.

유전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철저히 한데다 많은 지역사업을 수행해 례천주민들은 유씨만큼 중앙정계에서 비중있는 인물이 공천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손발이 아쉬운 김대통령은 민주계인 반형식씨를 공천했다.

이 때문에 선거초반 민자당공조직이 흔들리는 기미를 보여 반씨는 선거운동보다 민자당지구당조직 추스리기에 바빴다. 이 와중에 민자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나서려던 장두섭씨를 주저앉히기도 해 민주당 안희대후보측으로부터 후보불출마외압설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러한 불협화음 때문에 반후보는 지난 14대 총선에서 유전의원이 2만4천3백61표(득표율 60.8%)를 얻은데 반해 이번 보선에서 1만7천9백35표(득표율 43.3%)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민주당의 안후보는 지난 총선당시 7천4백77표(득표율 18.6%) 획득에서 이번 보선에서는 1만1천1백64표(득표율 30.7%)를 득표, 비약적인 성장을해 다음 총선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결국 이번 보선에서 민자당이 실패한 궁극적 원인은 김대통령의 개혁정책에대한 평가절하라기보다 민자당의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이에 따라 민자당은 6.11보선결과를 놓고 적지않은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관측된다.

한편 민주당은 명주-양양지역에서 최욱철후보가 당선된데다 예천지역에서도안희대후보가 선전, [정치복원을 희망하는 국민의지의 표현]이라며 고무돼있다.

또 이기택대표의 위상 역시 강화돼 다음주로 예정된 청와대 여야영수회담에서 5.6공비리 청문회등 강도높은 대여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