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때아닌 지역구관리 열풍

국회의원들의 지역구관리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지역구에 내려가는 모습들이다. 또 지역구에 대한 열성이 예전과 확연히다른 것 같다. 신풍속도라고 할수 있다.이같은 현상은 명주양양보궐선거이후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의보궐선거가 정치권에 던져준 중요한 의미는 [역시 믿을 곳은 지역구밖에 없다]는 대명제였다. 민주계의 원로간판인 김명윤당고문이 개혁정국의 이점에도불구 지역연고가 없다는 엄연한 현실앞에 맥없이 무너졌기때문이다.물론 이보궐선거결과때문에 지역구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지난번 재산공개 파동과 그이후 끊임없이 흘러나온 정치권의 물갈이 얘기도 한몫을 한것으로 분석된다.

이제는 공천따는데 전력투구하기보다는 지역구를 단단하게 다져놓는 것이자신의 정치장래를 가장 잘 보장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듯하다.요즘 민정계가 주류인 대구경북지역의원들은 타지역의원에 비해 지역구에더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 듯한 인상이다.

박세직의원은 아예 지역구에 살다시피하고 있다. 근래에는 일주일에 5.6일정도를 지역구인 구미에 머물면서 서울에 행사나 모임이 있을 경우 하루 이틀정도 상경하는 {현지정착형}지역구관리를 하고 있다.

이상득의원은 지난해 김포공항의전실 기록상으로 1백회이상 탑승 신기록을세우는등 지역구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대표적인사로 재산공개파동이후 더욱 지역구관리에 땀을 흘리고 있다.

당 정세분석위원장인 서수종의원은 중앙에 자리를 비울수 없는 처지로 서울에서 지역구인 경주를 출퇴근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의원은 현재 국방위소속의원들과 함께 보름일정으로 미국.중국방문길에 나섰는데 출국전 3주동안 매일같이 오후비행기로 내려가고 새벽열차로 올라오는 고달픈 생활을 해왔다.

이같은 출퇴근 붐은 지역구관리의 선두주자로 평이 나 있는 김한규의원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으로 이를 도입하려는 의원들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장영철, 최재욱, 김길홍의원등도 평균 주당2, 3일간은 지역구에 머무는등 지역구활동에 열심이다. 민자당내 중진의 반열에 드는 김용태의원도 초재선의원 못지 않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인 인사들도 없지는 않다. 우선 민정계중진인 김윤환의원은 행동반경에 제약을 받고 있어 지역구에 매달릴 형편은 아니다. 민주계가주도하는 상황에서 할말도 별로 없어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기피하고 있는 모습도 엿보이고 있다. 유럽을 갔다온 이후 두차례 잠깐 지역구를 갔다오는데그쳤다.

강재섭의원은 대변인으로 발탁된이후 잠시라도 당을 떠나 있을 수가 없는처지에 놓여 있어 지역구관리가 힘든 편이다. 지난 몇달동안 5차례정도 지역구에 얼굴을 내민게 고작인데 지역구에서는 [대변인역할에 더욱 충실하고 지역구에 신경을 줄이라]고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정호용의원은 재산공개파동, 12.12사건, 5.18사건, 율곡사업등으로 심한 상처를 받은 탓인지 그동안 지역구를 거의 찾지 않았다.

한편 정가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 비중을 두는 현상에 대해 반응들이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국회의원들이 표를 너무 의식하는 것으로 보고자칫 국정을 소홀히 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다른쪽에서는 지역민들의 민의를 수렴하고 고충및 건의사항을 처리해 주는등 지역민과 가깝게 지내는 것도 의원들의 중요한 임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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