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얼굴 새까만 교장선생님

피서철도 아닌 요즘 대구시내 상당수 학교의 교장선생님들은 농군을 연상하리만치 얼굴이 햇볕에 새까맣게 그을려 있어 처음 만나는 학부형들을 어리둥절케 한다.이는 대부분의 학교 교장선생님들이 직접 화단의 잡초를 뽑고 휴지를 줍는등학교의 궂은 일들을 도맡아 하기 때문이다.

S국교 박모교장(62)은 "봄철부터 매일같이 하루종일 화단의 풀 뽑는 일부터화초와 나무 돌보는 일에 매달리다 보니 얼굴이 새까맣게 탔다"며 "건강미가넘쳐 좋지않느냐"고 씁쓰레 웃는다. 5-6년전만해도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일이지만 요즘엔 예사로운 풍경이 돼 버렸다.

어 학교의 잡일을 처리해왔지만 요즘은 학교의 화재와 도범을 막는 방호원뿐으로 사환역할을 대신할 사람이 없다.

최근 사회전반의 민주화 분위기탓인지 교장, 교감이 화단의 화초가꾸기나 잡초 뽑는 일등을 교사나 학생들에게 시키기도 힘들다는 것.

K국교 김모교장(61)은 "학교에서 쓸 수 있는 경비가 한정돼 있어 심부름할사환조차 없다"며 "학교의 사소한 일까지 교장이 손수 챙겨야 할 지경"이라고말했다.

"실추된 사도의 권위도 교장이 학교의 잡일까지 하게 만드는데 한몫을 하지않았겠느냐"는 김교장의 검게 그을린 모습에서 오늘날 교육현실의 일면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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