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쟁국 판정율 높아 "불행중 다행"

이번 미 상무부의 한국산 반덤핑판정은 다소 안심되는 부분도 없지않지만 결과적으로는 향후 철강제품의 대미수출에 치명적 부담을 안게 됐다. 그러나 당국이나 업계에서는 전례없이 이번 판정을 별로 겁내지 않는 독특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그 이유는 두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첫째는 우리철강업계가 중국과 동남아시장의 특수로 물건이 없어서 못판다고할 정도로 수출호황을 맞아 지난해의 경우 연 53억6천여달러나 수출했기 때문에 7억1천여달러를 수출한 미국시장에서 타격을 입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배부른 생각때문이고, 둘째는 이번 미상무부의 반덤핑 판정에서 열연강의경우 한국(8.19%)은 주요 경쟁국인 캐나다(20.84%), 일본(26.51%), EC국가(평균 30여%)에 비해 마진율이 크게 낮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판정은 우리업계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마진율이 다소 낮게나왔고 주요 경쟁국의 마진율이 예상보다 높게나와 우리 업계에서는 불행중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판정은 비록 우리가 다른 나라에 철강제품 수출의 호황을 맞아배부른 입장에 있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동남아나 중국시장 진출이 막힌다는 것을 전제로 할때는 세계최대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길이 완전히 막힐수도 있다는데에 큰 충격을 던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즉 이번 철강판정은 지난 3월 반도체 판정때와는 달리 미상무부가 국내업계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해 높은 마진율을 부과, 앞으로 클린턴 정부가 내국산업보호를 위해 초강경입장을 취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한국산의 수입가를 높일 경우 이를 부품으로 사용하는 미국 일부업계도 타격을 입는 부담이 있었지만 이번 철강제품은 미업계의 생산과잉으로공급물량이 충분해 마진율을 대폭 올려도 미국으로서는 전혀 타격이 없기 때문이다.

미철강업계는 그동안 자국생산물량이 값싼 외국산에 밀려 국내공급이 안되자정부를 상대로 엄청난 로비를 해왔을 뿐만아니라 23일 최종판정이 난 이후에도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더이상 양보를 하지 않을것]이라고 비장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그러나 이번에 예상보다 높게 판정이 난 상계관세문제는 한국정부와 업계가앞으로 철강뿐만아니라 다른 품목의 대미 수출등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즉 미국측이 이같이 상계관세를 높게 부과한 것은 한국측의 강력한 해명에도불구하고 과거의 나쁜 선례를 그대로 적용, 한국의 철강업계가 정부당국의통제를 받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정책금융등 특별여신을 받고 있다고 이번 판정에서 고스란히 인정을 한 셈이다.

이에대해 우리기업들은 과거와는 달리 실세금융기관으로부터 특정업종이 수출을 위한 정책금융을 받는다기보다 개별기업의 신용도나 실적등에 따라 여신혜택을 받고 있다며 미국이 이번에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한국금융의후진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현지에 진출한 지사관계자들은 이같은 사례는 앞으로 다른품목의 반덤핑 판정때도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어 정책당국이나 금융기관에서도 적극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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