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정에 분위기 경직 투자심리 되레 위축

"도대체 신경제 1백일계획으로 달라진게 무엇입니까"정부의 강력한 경제회생의지와는 달리 일선의 기업가들은 요즘 대부분 이같은 의문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지난 3월22일 시작돼 6월30일로 끝난 신경제 1백일계획에 대한 평가는 지금당장 내리기 곤란하지만 {눈에 띄는 무엇}은 커녕 뭔가 {크게 경직된 분위기}를 형성했다는 데는 별 이설이 없다.

뭔가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바람에 시장경기는 거의 바닥권을 맴돌고 있고 공직자는 공직자대로 금융기관은 금융기관대로 제몸사리기에 급급, 경제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마음의 여유조차 갖고 있지 않다.

"출근하면 대부분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동업자끼리도 만나기를 꺼리고행사에도 가능한한 참석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젊은 업자들조차 투자의욕을 상실한채 요즘에는 그저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는게 상책이라는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삼풍직물 정철규사장은 경제회생을 목표로한 신경제정책이 어떻게 해서 투자마인드 위축으로 연결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업계의 이같은 이상기류를 안타까워 하고 있다.

신경제1백일 계획은 중기구조개선자금 살포와 금리인하라는 두가지 의욕적인긴급수혈 정책을 들고 나왔다.

구조개선자금은 고통분담차원에서 예산절감분 1조3천2백억원이 정책자금으로조성됐는데 금리 6%짜리인 시설자금 9천억원은 벌써 동이 난 반면 은행금리와 동일한 운전자금 4천2백억원은 10%도 소진되지 못한채 마감되고 말았다.중기협중앙회 대구.경북지회 류영석지회장은 "운전자금이 남아돈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으로 불요불급한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기업인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그만큼 투자의욕이 상실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즉 정책자금이나 금리인하같은 외적요인에 비해 {기업하겠다}는 분위기조성에 소홀했다는게 신경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다.

대구상의가 지역기업인 250명을 대상으로 신경제 1백일성과를 조사한 결과41%가 {효과없다}로 54%는 {다소 효과있었다}며 거의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설비투자 부문에서는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의 15%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변화없거나 계획조차 없다고 답변, 기업인들이 장래를 얼마나불투명하게 보고 있는지를 대변하고 있다.

경북대 경제학과 최용호교수는 "경제는 자율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당국의의지가 너무나 뚜렷해 오히려 자율과는 거리가 멀다"며 "사회현상과 달리 경제는 당국이 의지한 만큼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현재를 진단한다.또 "수요가 얼어붙어 있는데 생산측면을 강조하다 보니 수급불균형으로 자연두개의 수레바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비유한다.결국 1백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의 경제수치로 신경제의 효과를 분석할 수는없지만 {투자마인드 회생없이는 백약이 무효}라는 현장의 목소리는 경청해야될 것이다.

그러나 신경제1백일계획의 근본취지가 제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유통경기가 가라앉고 서비스분야의 위축이 왔다고 해서 성급하게 성패를 가늠하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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