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구태못벗어난국회

지난 3일부터 대정부질문이 시작되면서 임시국회가 보여준 구태의연한 작태는 국민들의 실망을 사기에 족하다. 말로는 문민시대의 국회임을 자처하면서개회 첫날부터 삿대질과 야유, 정회소동이 잇따라 새로운 국회상을 기대했던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우선 질의에 나선 야당의원들의 질문 내용이나 이에 맞선 여당측의 대응 자세가 못마땅하다. 야당의 입장을 개진하면서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해야만 잘하는것으로 인식하거나, 이를 맞받아치는 여당의 태도가 강경한 것만이 능사인것처럼 생각하는 자세야말로 구시대의 폐습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증좌라보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가 민주당 이부영의원의 발언과 황명수민자당사무총장의 점잖지못한 응수이다. 이의원은 김종비민자당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제2의 이완용}등 극한용어까지 동원 하면서 상대를 자극했고, 이에 황총장은 3당통합당시 이기택민주당대표의 행적을 들어 "한방에 날릴수 있다"고 받아쳤다.어떻게해서 여.야중진급 의원의 입에서 이같은 저렬한 표현이 서슴없이 나올수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수 없다. 개혁정국에 걸맞는 국회의 새모습을 기대했던 국민들로서는 우리 국회의 수준이 하나도 달라진게 없다는 생각을 지울수없는 것이다.

또 {12.12}에 대한 황인성총리의 명확한 입장표명 재요구나 지난번 보선의타락상 지적에 대한 여&야의 격돌도 온당치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야당의 립지강화를 위해 시비의 소지가 많은 과제들을 부각시키는 민주당의 전략에도문제가 있고, 집권당에 흠집을 내는 발언은 용납못한다는 우격다짐식의 민자당 대처방식도 올곧지 못하다.

새정부 출범후의 개혁돌풍과 함께 정치의 중심이 국회를 떠나버린데 대해 우리는 늘 우려해왔다. 그것은 정치가 민의를 대변하는 의사당에서 이루어지지못하면 정도로 갈수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금의 국회 운영상을 보면 국회 스스로가 정치의 주역임을 포기하는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하고 있다. 국가장래를 위한 정책적인 대결은 뒷전으로 밀리고,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는 인신공격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정치불신을 심화시킬 뿐인것이다.

민자당은 개혁을 주도하면서 국정을 이끌어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있다.또 민주당은 집권당의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를 감시감독해야 할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과거의 권위주의적 사고는 청산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구습을 되풀이하면 개혁도, 정치도 실종하고 말것임을 명심해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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