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쿄 G7회담-자국이기 빠져 영향력 급락

일본정부는 최근 주요일간지에 동경서미트(G7정상회담)를 선전하는 대문짝만한 광고를 냈다. 미야자와(궁택희일)총리의 사진까지 곁들인 이 광고는 {국제적 협조의 건너편에 새로운 세계진노가 보인다}는 슬로건을 큼직하게 내걸었다.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한 미야자와총리와 일본정부가 동경서미트의 의의를강조하고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 광고는 그러한 의도가 뚜렷이엿보였다.하지만 일본정부는 사실상 이번 회담에 그리 큰 기대를 걸고있지않다. G7이처한 안팎의 상황, 참가각국의 형편과 수뇌들 사정이 기대치 만큼 여의치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단 일본만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도 속사정은 마찬가지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경 향발에 앞서 지난달 30일 의회지도자들을 만난 클린턴 미대통령은 성과를 기대하지 말것을 요청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세계경기 부양책,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연내종결, 대일 경제협의등 주요 목표들이 전부 해결되리라고는 보지않는다며 {전과하향조정}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다.G7정상회담의 이같은 {기대저하}는 냉전이후 세계정세의 변화와 함께 G7의역할, 회원국들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음을 뜻한다.

올해로 열아홉번째를 맞는 G7은 {부요논}과 {해체론}이 나올 정도로 권위와영향력이 떨어졌다.

냉전이후 G7정상회담의 이같은 기능약화는 무엇 때문인가. 전문가들은 2극구조의 이념.안보대결이 사라진 지금 세계는 경제제일주의와 자국이기주의에 의한 {신3극 경제냉전시대}에 빠져들었다고 말한다. 즉 구심력을 상실한채 미.EC.일 3대경제권의 이해대립으로 균열이 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다음은 미국이 재정적자에 허덕이는등 국력약화에, 각국의 정책조정 기능도떨어져, 빈발하는 지역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든다.최근 보스니아문제에서 보인 미.유럽의 우유부단과 대립상이 이를 명백히 입증했다.

회담때마다 나오는 정치.경제선언등 무수한 협약들이 {공수표}로 끝나버린것도 신뢰와 권위약화를 부채질해왔다. 연3년째 {UR년나타결}을 천명했지만올해 다시 4번째로 {연내타결}을 약속할 예정인 사실. 작년 뮌헨회담 8일만에의장국 독일이 합의를 깨고 금리를 올려버린 일. 그밖에 {대중(천안문)선언}{대유고 선언}등 {선언}에 그친 무의한 합의들이 숱하게 쏟아져 {정치 쇼},{관료들의 꼭두각시놀음}등의 비판을 받기에 이르렀다.

도쿄대 오누마(대소보소.국제법)교수는 G7에 정통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라며 아시아 특히 개도국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비동맹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대통령이 회담참석을 거부당하고 일본초청으로 개별회담에 만족하게 된 것은 G7의 한계를 보인 좋은 사례다.메이저 영국총리는 작년 회담직후 며 G7 개선을 각국 수뇌에게 서신으로 제의했다고 한다. 유럽쪽에서는 심지어 {도쿄회담을G7의 장례의식으로 삼아 새로 출발하라}는 주문도 나왔다고 언론들은 전하고있다.

이번 도쿄회담은 주최국 일본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기로에 서 있는 것처럼 각국 수뇌들이 산적한 자국의 고민과 함께 {G7 위상재정립}의 명제를 안고모이는 전환기의 회합이기도 하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