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의회 성과-행정독단견제한몫

지방의회가 닻을 올린지도 7일이면 만2년. 30년만에 지방화 시대의 기치를걸고 출범한 지방의회에 지역민들은 적지않은 기대를 했다.무보수 명예직 의원들은 부족하나마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자질부족과 이권개입등 잦은 물의로 기대만큼 실망도 컸다.시도의회의 전반기 2년간의 공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본다. 의원들의잦은 추궁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의 푸념이다. 수십년간 민초위에 군림하며 행정을 재단하던 공무원들은 이제 가능하면 지역민들의 이익을 우선시 하게 됐다.바로 의회의 집행부견제 덕택이다. 집행부는 도로.상하수도등 각종 사업의우선순위를 정할때 의원들의 눈치를 보게됐고 이에따라 지역 균형발전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

대구시의회의 93년 제1차 추경안 심의에서 고산국도와 앞산순환도로 예산20억원을 감축, 동구 안심구국도 확장공사에 투입케 한것도 균형발전을 위한노력의 사례. 산업위 분야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반월당지하공간 개발의 경우의원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이었다. 시의회와 집행부는 지하공간 개발 방식을 둘러싸고 수개월간의 논란끝에 민자를 유치해 모델을 공모하고 시공과감리를 분리하는 방식을 채택케 했다. 집행부는 편의주의에 젖어 일괄 도급방식을 택하려 했지만 의회의 견제로 무산된 것.

특히 대구시의회는 전국 최초로 국정감사를 거부, 주목을 끌었다. 국회의원에 의한 형식적인 감사보다 지방의원들의 행정사무감사 권능을 강화하면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국정감사 거부 결의는 전국으로 확산돼 파문을 몰고오기도 했다. 시의회는 그대신 {증언.감정등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 의회에 출석.답변의무를 규정하고 위증할경우 벌칙조항도 담았다. 공무원들의 책임감있고 성실한 답변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이 조례안은 상위법위반이란 이유로 대구시가 대법원에 제소, 처리결과가 관심을 끈다.

지방의회는 지역민들의 이익대변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국회의원들은 선거기간만 지나면 {지체높은 사람}이 돼버려 4년동안 만날 수조차 없지만 바로 이웃에 사는 지방의회 의원들은 주민들의 의사를 집행부에전달하는 창구가 됐다. 도로.양로원 개설등을 위한 집단 민원에서부터 개인적 민원에 이르기까지 불만만 있으면 의원들에게 달려가기 일쑤다.수성구 모 의원은 지역민들의 각종 민원이 쇄도하자 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북구의 모의원은 틈만나면 지역구를 순회, 각종 애로사항을취합해 처리하기도 한다. 지역민들은 당연히 정치에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

대구시의회 건설위의 도시계획재정비안심의의 경우 졸속 심의란 비난 여론이일기도 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꼼꼼히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실익이 돌아가도록 노력하는 열의도 보였다.

지방의회의 예산 심의권으로 인해 집행부가 정확한 예산편성을 위한 노력을보이고 있는것도 지방자치제 실시 결과다. 의원들이 집행부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고려, 예산을 무턱대고 깎지는 않지만 전시행정을 위한 예산감축에는 심혈을 쏟았다. 앞산 골프연습장 폐지, 중앙공원 입장 무료화, 신일전문대 테니스장의 공원화등은 의회가 없었으면 해내지 못할 일들이었다.경북도의회는 숙원사업인 도청 이전을 위해 특위를 구성, 내년 상반기중 이전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지역순회 간담회.여론조사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한 결과 지역 이기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합리적인 이전후보지를 확정키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지방의회의 큰 역할에도 불구, 일부 의원들은 이권개입, 예산 갈라먹기등 시도의회의 역기능도 노출,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것도사실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