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 영화제

'여성영화제'를 기획하는 아이콘으로부터 나의 작품을 상영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다. 조금 망설였으나 20여명의 세계적인 여성감독 가운데 이본느 레이너와 아그네스 바르다가 들어있다는 말에 쾌히 수락했다. 지난6월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 연강홀에서 하루 4회씩 상영한 이 영화제는 공연때마다 객석(500석)이 가득 찼다. 오늘의 영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 계속 의문을던지면서 그 본질에 접근하고 새로운 사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젊은 세대들의 열기는 놀라울 만큼 뜨거워 지금이 영상시대임을 실감케 했다. 대구에서도 이 영화제가 열렸다면 그 반응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서울과 지방의 문화적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 같고, 그 격차를 극복해야 한다는생각이 들었다.이 영화제를 통해 이본느 레이너의 작품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됐다.그는 지적이다. 개념적.미학적 측면에서 봐도 60년대 현대무용의 선두주자였으며, 매우 저돌적이었다. 영화로 전향한 뒤에는 새이론을 정립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의 두번째 장편영화 '어떤 여성에 대한 영화'는 주인공들이 모두 무용수이자 배우였다. 이들의 연기는 사랑하는 상대나 관객들을 향해 행위를 하는 퍼포먼스가이다. 자막이 보이고, 문자를 사용해 화면밖의 소리로 내면을 표현하고 무용을 삽입함으로써 시청각적 표현영역을 확대한다. 레이너의 작품은 지적으로도 카타르시스를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표본처럼 이번 영화제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현대예술에 있어서 표현영역의 확대는 중요하게 인식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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