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민요엔 우리 민족의 정신과 혼이 담겨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구전민요를 주변에서 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각지방 토속민요중 상당수는 더이상 구전되지 않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옛 할아버지 할머니들의한서린 소리장단은 이제 경로당에서 조차 듣기어려운 고급스러운(?) 음악이되고 있다. 최근 사라져가는 구전민요를 채록, 악보와 함께 기록으로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지식층을 중심으로 활발히 펼쳐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거창상고 교사인 박종섭씨는 경남 거창지역에 산재해온 민요를 모은 {거창의민요}를 거창군의 도움을 얻어 출간했다. 이 책엔 박씨가 지난 74년부터 18년여에 걸쳐 거창지역 곳곳을 누비며 채록한 1천259곡의 민요를 실었다.분류별로는 노동요 586곡, 유희요 183곡, 정한요 244곡, 잡가 206곡, 의식요40곡등이며 제보자에 대해서도 별도의 난을 작성, 밝히고 있다. 박씨는 [민요에는 민들이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했던 응어리지고 한맺힌 언어들이 비유와 상징을 통해 담겨 있다]며 [민요에 관한 연구는 학문적인 연구 자체뿐만아니라 사대주의자및 친일분자들에 의하여 왜곡되고 말살된 민족사의 정립과서양문화및 의식에 오염된 민족의식을 재생시키는데까지 이어져야 한다]는채록 동기를 밝히고 있다.충북 단양고교 김각규교감(53)은 지난 20여년동안 충북 북부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채록한 구전가요에 악보를 붙인 {소백의 가락}(나제문화연구회간. 191쪽)을 펴냈다.
이 책에는 단양 도담삼봉 일대에서 구전돼온 {자장가}를 비롯 강원도 정선-제천군 한수면구간 남한강수계주변 주민들이 즐겨 부르던 {뱃노래} 11곡등 서민들의 한과 애환이 서린 160곡의 구전가요를 수록했다. 김교감은 [어린 시절고향마을에서 즐겨듣던 구수하고도 정감넘친 가요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이같은 일을 하게 됐다]며 [아직도 채록되지 않은 수많은 민요때문에 평생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이에 앞서 아동교육가 조복향씨는 영남지방의 민요 1백여곡을 모아 동요 자장가 사랑노래 길쌈노래 시집살이노래 인생살이노래로 분류한 {영남지방 전래민요집}을 도서출판 백상에서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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