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핵 무의미

-정=존기자는 이번에 한국을 처음 방문해 서울에 상주하는 시모까와 기자보다 느낀 점이 많을 것인데.*존기자=서울의 인상은 듣던 그대로 생동감이 넘쳐 흘렀다. 경제적으로 개발도상국이라는 말이 적합하다고 생각됐다.

물론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공해가 심한 도시중 하나로 조깅도 못할 정도이다. {교통지옥으로 24시간 체증이 심하다}는 말을 듣고 왔지만 생각보다는 심하지 않았다.

-정=클린턴의 방한 일정중 가장 감명깊었던 것은.

*존기자=우선 클린턴이 김영삼대통령과 마치 오랜 친구처럼 정을 나눈게 인상적이었다. 아마 미국이 {합리사회}라면 한국은 {합정사회}이기 때문에 서로정을 주고 받은 것이 다른 어느 국가원수와의 회담과는 달랐다고 생각된다.게다가 클린턴대통령은 김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정책을 마치 자신이 추진하는것처럼 동일시(Identification)하려는 것 같았다.

-정=클린턴의 한국국회 연설에 대한 소감은.

*존기자=그의 연설은 감동적인 명연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인권,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경제개방을 촉구하는등 미국 국민들의 하고픈 말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의 문화와 역사 한국민의 우수성을 칭찬한 것은 이색적이었다. 그러나 한국민과 한국대통령을 그만큼 추켜 세우는것은 뭔가 요구하려는 저의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는다.-정=그의 방한과 미국의 대한 쌀시장 개방에 대해 많은 한국민들이 반대를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존기자=잘 알고 있다. 광주미국문화원앞 대학생 시위, 국회의원들의 쌀시장개방반대 명패부착들은 외신에서 주요기사로 방송됐다.

-정=하천지국장은 서울에 오래 근무해 이번 클린턴의 방한에 대해 의미를 꿰뚫고 있을 것인데.

*하천기자=우선 지금 한.미관계는 미.일관계처럼 특이한 갈등이 없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서로 인상을 쓸 일이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의 대미 무역균형노력을 칭찬하고 안보, 주한미군문제에 대해 이렇게 확고한 의지를 천명한것은 카터나 레이건, 부시정부 시대에도 없었던 일이다. 특히 미묘한 쌀문제등은 전혀 언급조차 않았다.

다만 이번 그가 방한중 제의한 아시아 태평양 공동체 구성문제,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강경대처등은 현실 여건상 실현이 어려운 점이 많아 클린턴의 제의가 바로 결실을 얻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정=대북 초강경입장의 현실적 제약은 무엇을 말하나.

*하천기자=북한이 핵을 왜 만들려고 하며 지금 어느정도로 개발했으며 국제법적으로 어떤문제가 있고 특히 과연 이라크처럼 군사대응이 가능한지 등에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대안없는 엄포는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뭔가 근본적인 생각을 하는데 인색한것 같다.

예를들어 한국내에는 고위인사중에서도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상대가 있는 대북문제를 지나치게 민족문제로만 생각했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이 이인모노인을 일방적으로 북한으로 송환한 바로 그다음날 북한이 돌연 NPT탈퇴를 선언했던 사실에서도 잘 알수있다. 한국은 지금 북한에 대해 정보와 분석력이 부족한지도 모른다. 북한에 대해 {겁주기}정책도 실현성이 없을 것이다.-정=북한의 핵문제를 빌미로 일본도 무장을 하려한다는 미국측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하천기자=(웃음). 일본은 전후48년동안 군사비를 적게 들이고 경제부흥에진력했다. 이정책이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아직 소수이다. 따라서 일본의군사정책은 크게 변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다만 현 국제핵확산금지조약은이미 핵을 가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것이라는 문제가 있고 나아가 핵문제는정치적 파워게임이므로 사용의사 여부를 떠나 능력이 있으면 큰소리를 칠수있다는 점에서 일본이 핵무기 제조를 검토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는 않을것으로 본다.

-정=실제 외신기자들은 한국의 개혁정책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하천기자=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김영삼정부의 집권은 곧 야당의 집권, 즉정권교체로 보고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정치개혁은 추진세력이 약해 김대통령 혼자의 개혁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다. 민주계 측근이 약하다는 점도 있고 그만큼 보수세력의 반동도 강하다는 것이다. YS개혁은 5년이란 한시적 스케줄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므로 정치개편을 포함한 대변혁도 생각해 볼수있다. 문제는 한국의 경제문제, 오는95년 국회의원선거문제, 북핵문제등이 변수가 되므로 빠르면 연내에 개혁의 실체와 방향등이 명확하게 제시될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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