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문체와 단단한 구성력으로 독특한 소설을 발표해온 량귀자씨의 소설집 {슬픔도 힘이 된다}와 시인으로 활동하다 올해부터 소설을 발표해 급부상하고 있는 김재진씨의 장편소설 {99퍼센트의 사랑}이 때를 같이해 출간돼 화제를 낳고 있다.양씨의 {슬픔도 힘이 된다}(문학과지성사 펴냄)는 5편의 중.단편을 통해 현실에 대한 내면적 고뇌를 깊이있게 묘사하며, 사람들과 세계의 근원적인 모습이 {슬픔}임을 일깨워, 종래의 평범한 이웃들의 설움과 그것을 돋우는 현실에대한 경쾌한 풍자와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단편 {산꽃}은 아버지의 유해를 이장할 묘터를 찾아 산행하는 이야기를, 중편{천마총 가는길}은 아버지의 유해를 옮긴 뒤 그 보상금을 받기 위해 자신이성장한 대구에 가고 그 돈으로 경주를 관광하는 여정을 그리면서 억압적 현실에 대한 내면적 고뇌를 표출한다. {기회주의자}는 노동조합원의 다양한 행태를, {슬픔도 힘이 된다}는 해직교사들의 연약하면서도 힘찬 연대를 섬세하게 그렸다. 또 다양한 직종의 중산지식층을 주인공으로 삼아오던 량씨가 {숨은 꽃}에서는 시골 뜨내기일꾼을 새롭게 등장시켜 인물 묘사에 중점을 두고있는 점도 이채롭다.
{귀머거리새} {원미동 사람들} {지구를 색칠하는 페인트공}등의 창작집과{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희망}등의 장편을 내놓은 량씨는 이상문학상등을 수상했다.
{누가 살아 노래하나} {실연가}등의 시집을 낸 시인으로 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작가세계}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소설로 전향한 김재진씨의 {99퍼센트의 사랑}(삼진기획 펴냄)은 {문학에서 팝클래식을 꿈꾸는 소설}로 일컬어지는개성을 드러낸다. 대중적인 정서를 순수문학적인 문장으로 바꾸어놓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이소설은 자신의 음악세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지켜나가려는 한 언더그라운드 무명가수의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승려가 지나온 삶의 행로를 돌이켜보면서 삶과 죽음의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구도적 흐름을 끌어안고 있는 이 작품은 10년넘게 방송국 프러듀서로 일해온 작가의 생생한 체험이 뒷받침되고 있으며, 실제 김광석 조동진 최백호 김건모 김태욱 장필순 남화용등의 가수들이 다양한형태로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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