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찍과 당근}협상술 "성과"

이번 북한.미 2단계 고위급회담에 임하는 미국측 태도는 그 이전 회담에서는찾아 볼 수없는 고도의 협상전술과 {채찍과 당근}의 양면성을 북측에 구사,시종 협상의 주도권을 견지했다는데 그 특색이 있다고 볼 수있다.회담에 임하기전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을 위시한 미정계지도자들의 연이은 대북강경발언과 지난10.11일 방한한 클린턴 대통령의 단호한 응징 성명은 북측으로서는 미국측의 결의가 얼마나 굳게 다져져있는지 확인케 해 그들 특유의전유물인 {위협외교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있다.이번회담에서 미측의 3가지 관철목표는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 북한의복귀 *IAEA(국제원자력기구)특별사찰 수락 *한반도 비핵화지대설정이행에 두고있다.이와관련 13일 저녁(현지시각) 중요임무를 지니고 이곳에 온 주미한국대사관임성준 정무참사관은 미측의 북한의 핵사찰수락과 함께 NPT복귀문제는 따로뗄수없는 성격이라면서 일단 양측은 이번회담에서 쌍방견해를 개진한후 미측이 북한의 자세가 생산적이라고 판단되면 16일 회담속개가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미측은 이번회담에서 북한측이 핵사찰을 수용하게되면 2단계회담을 종료,3단계회담으로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 부문에서 우려스러운 점은 북한의 NPT탈퇴유보의 모호한 입장을 미측에서적극적으로 해석, 일방적인 사찰절차와 방법.시기등에 관한 거론이다. 북한은 브라질.인도등 국가가 NPT체제밖에서 핵투명성을 과시하고 있는 선례를 들어 자신들도 NPT테두리외에서 그들국가처럼 핵을 평화적 방법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북측은 현재 IAEA측이 제3국정보등을 입수, 불공정하게 미국의 조종에 따라 북한에 핵사찰을 강행하려는 처사는 묵과할 수 없다고 아전인수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IAEA의 공정성문제는 최근 이라크UN사찰단장과 한스블릭스 IAEA사무총장과의 반목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사찰단장의 주장은 이라크핵시설파괴는 IAEA사무총장의 지침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미측은 북한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IAEA 공정성문제에 새로운 보완책을 강구,향후 이 문제에 대한 논란시비 불식이 북측의 명분을 제거하는 첩경으로 보고 대책을 서두르는 것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북한주장에 대해 미국측은 북한이 기본적인 양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내외적 여건성숙을 내세운다.

핵회담이 워낙 사안의 민감성이 내포되어 비밀회담성격을 띤 만큼 그간의 조률과정에서 북한이 수락할만한 신뢰를 느꼈던 점도 중요단서가 된다. 이미 북한이 유엔헌장이나 미국의 대외정책성명서에 언급한 내정불간섭등 기본원칙을수락했지만 한국측이 걱정하는 {대폭양보}가 아니라는 게 미측 분석이다. 그와 동시에 미측은 남북회담의 지속성을 북측에 인식, 한반도비핵화실행여부도남북당사자간 협상에서 해결되게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쓸데없는 대화는계속하지 않겠다는 미측 시각과 핵에 관한 회담은 UN 또는 어떤나라도 배제,오직 미국과 담판짓겠다는 북측 자세는 이회담이 결코 평행선만을 긋고 유명무실한 상태에서 종료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을 가능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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