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군정보기관의 정치테러

5공때 김영삼민추협공동의장의 집에 침입, 정보문건을 훔쳐내고 양순직신민당부총재를 테러했던 것은 보안사령부와 정보사령부가 합작한 군정보기관의총체적인 {정치폭력}으로 밝혀져 믿기싫은 과거의 오욕을 또 보게됐다.당시 테러단의 행동대원으로 참가했던 사람의 양심선언으로 노출된 이 사건들은 그 진상이 영원히 묻혀버릴뻔하다가 추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이 사건들이 정보기관에서 배후조정했다는 의심을 깊고도 광범위하게 했었지만 철저한 은폐때문에 그대로 묻혀버렸었다.지난 30년간의 군사정권아래서 정권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때마다 반정부인사나 단체에 대한 테러행위는 여러차례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건들이 @3공때의 서울형사지법과 양헌판사댁 난입사건, @유신때 실미도특수부대무장난동,@5공때의 김영삼의장.양순직부총재테러사건 @6공때 언론인 오홍근씨 테러등이었다.

이들 사건가운데 5공때의 것을 제외하곤 군의 범행으로 밝혀져 책임자가 문책당하는 등 표면적으론 사건수사가 종결됐다. 그러나 이번의 두 야당지도자에 대한 테러진상처럼 군정보기관이 총체적으로 저지른 만행인 것으로보아 과거에 종결된 사건들도 상당부분 진상이 은폐됐으리라는 의심이 간다.국방부검찰부가 그동안 밝혀낸 사건의 전모는 당시 정보사령관 이진삼씨가최종배후세력으로 돼있으나 이것을 액면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방부는 이와같은 선에서 사건을 검찰에 의뢰했는데 검찰은 출발점에서부터 다시철저히 파헤쳐 의심을 남기지 않은 진상규명을 해야할 것이다.현재 야당은 국민적인 의혹을 남긴 과거사들의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이번에 밝혀낸 군정보기관의 과거만행으로인해 과거사규명요구에 대한 공감대가 더욱 확산될 것 같다. 물론 과거사를 일일이 들추어내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엄청난 비행이 아직 은폐돼 있는 과거사의 진상은 규명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 우리군은 새 정부출범이래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혹독한 개혁의 바람에시련을 겪고 있다. 이것은 과거 30년동안 성역의 보호막속에서 누려온 특혜에 대한 반대급부라고 본다. 개혁의 시련을 빨리 보내려면 군스스로가 과거의성역속에서 잘못했던 일들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군정보기관에서 외국특파원에게 군사기밀을 넘겨주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있는 가운데 터진 이번 사태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를 망각한군정보기관의 지난 파행을 보게하는 아픔을 주고 있다. 이제 군외부의 사정기관에서 진상을 밝히는 조사를 하게 되겠지만 이와는 별도로 군스스로도 군전체의 명예에 훼손이 가지 않도록 다시한번 이번 사태를 되씹어 반성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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