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학자의 현실감각

일반적으로 철학자들은 현실을 모른다는 비난을 받는다. 서양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탈레스도 그러했다. 그는 하늘의 별을 관찰하면서 걷다가 웅덩이에빠졌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바로 발앞의 것도 보지 못하면서 무슨 연구를하느냐고 그를 비웃었다. 친구들은 그의 철학이 생활에 아무 쓸모없다고 그를공박하였다. 그가 매우 가난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탈레스는 이런 비난을 조용히 감수한후 실제행동을 통하여 친구들의 주장을 반박하였다. 그는자연현상의 관찰을 통하여 다음해에 그리스의 주산물인 올리브가 풍작을 이루리라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그는 곧 올리브 기름을 짜는 압착기를 보이는대로 싼값에 구매하여 보관해 놓았다. 이듬해 그가 예견한대로 올리브가 풍작을 이루자 압착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그는 어렵지 않게 많은 돈을 벌었다. 번돈을 그는 친구들을 위해 모두 사용하였다.독일의 철학자 야스퍼스가 말한 것처럼 어중간한 철학은 현실을 떠나지만 참된 철학은 현실로 돌아온다. 다만 철학자들은 현실을 더 큰 안목으로 멀리 바라볼 뿐이다. 현실을 벗어나 명상의 날개를 펴거나 난해한 문구속에서 방황하는 철학자는 참된 철학자가 아니다. 현실의 기초에는 의.식.주가 중심이 되는생산활동이 자리잡고 있다. 생산활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버는 일과 직결된다. 돈만 버는 사람은 철학자가 아니다. 그리고 돈이 우리의 삶에 주는의미와 그 한계를 제시할 수 없는 사람도 진정한 철학자가 될 수 없다. 철학자는 무엇보다도 현실을 알아야 한다. 특히 정치.경제적인 현실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